한진중 매각 놓고 산업은행·우리은행 엇박자...채권단 갈등 골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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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12-1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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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인수전을 놓고 채권단이 내홍을 겪고 있다. 채권은행마다 3개 입찰 후보에 대한 반대 의견이 분분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산업은행과 제2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엇박자를 내면서 선정 결과는 안갯속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채권단협의회에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는 안건을 부의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63.44%와 필리핀 금융회사들이 보유 주인 보통주 20.01%다. 

우선협대상자로 선정되려면 지분율 기준으로 4분의3 동의가 필요한 만큼 막판 변수도 남아 있다. 한진중공업 인수전에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더해 SM상선 컨소시엄, 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문제는 채권은행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진중공업 채권단 지분은 산업은행 16.1%, 우리은행 10.84%, 농협 10.14%, 하나 8.90%, 국민 7.09%, 수출입 6.86%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중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높은 가격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한 일부 채권은행이 반대 의사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조선업을 유지하는 데는 관심 없고 용도변경으로 개발 이익을 노릴 것이라는 의혹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 부지는 부산역 근처인 시내 한폭 판에 자리잡고 있어 '금싸라기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조선업에 관심없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차익을 노리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는 것이다. 만일 새 인수자가 부산 영도조선소 부지의 용도변경을 해 아파트 등의 주거시설 개발을 추진하면 조선업발 대량 실업 문제가 불가피해진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도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뛰어들었다”며 “조선업과 관련 없는 투기 자본은 조선업을 유지·발전시키는 대신 북항재개발과 연결해 조선소 부지를 상업부지로 변경해 개발하거나 매각해 이익을 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M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SM상선을 기반으로 조선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어,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 후보에 올랐다. 특히 해운사업과의 시너지, 조선사업으로의 사업다각화 등을 기대하고 있어, 부산지역사회에서도 다른 두 곳보다는 SM그룹에게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됐다.

이 같은 논란이 일면서 일부 채권은행들은 동부건설 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IB업계 관계자는 “채권은행마다 입찰 후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 우선협상대상자가 누가 정해질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라며 “채권단 내부의 갈등보다는 조선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실업문제를 해소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초점을 두고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을 포함해 8개 은행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는 이르면 다음 주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한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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