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지 채 한 달도 안 된 현재, 그의 친인척들이 유산을 놓고 대규모 상속 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선'은 "마라도나 친인척들의 유산 분배 싸움이 시작됐다"며 유산이 최소 16등분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마라도나의 재산은 3700만 파운드(한화 573억 원)로 알려졌다. 이는 스위스, 두바이 등 부동산을 비롯해 고급 승용차, 스포츠 브랜드 푸마, 코카콜라 등과의 계약 과정에서 얻은 수입을 합친 금액이다.
이에 아르헨티나 법원은 마라도나의 시신 보존을 명령했다. 친자 확인용 유전자 검사를 위해서다. 법원은 "원고가 검사를 요청해 검찰이 DNA 샘플을 보냈다"며 "만약을 대비해 고인의 시신을 화장하지 않고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산에 대해 상속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를 가장 확실하게 가름할 수 있는 수단은 고인의 생전 유언, 또는 유서다. 노년기에 접어든 마라도나 역시 건강 악화로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 잦아지면서 자신의 유산에 대한 언급을 몇 차례 남긴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12년에는 유서를 미리 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4년 뒤에 이를 폐기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지난해 11월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글을 남긴 적도 있지만 자세한 수단에 대한 설명이 없어 법적인 효력은 발휘되지 않는다. 당시 그는 “나이가 들수록 (자녀들은) 내가 하고 있는 일보다 죽은 뒤 남기고 갈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혼한 아내 클라우디아 비야파네 사이에서 태어난 큰딸 ‘달마’와 둘째 딸 ‘지안니나’를 상속에서 제외하겠다고 말했다. 이유는 불화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의 복잡했던 사생활이야 하늘을 찌르는 명성을 탓할 수도 있겠지만, 사후 주변 정리에 대한 언급조차 충동적인 조변석개로 일관했던 마라도나. 그가 자신의 삶 속에서 보여준 '확실하고 명료한 것'이란 오직 선수 시절 보여준 '골 결정력' 뿐이었을까.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