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중국경제망 등 다수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와 상무부는 전날 ‘외국인 투자 안보 심사 규정’을 발표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이 규정은 방산, 군사, 농업, 에너지, 장비 제조, 인프라, 운송 서비스, 문화 상품, 정보 기술, 인터넷, 금융 서비스 등 분야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 또는 개인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23개 조항에 달하는 규정에는 외국인 투자 안보 심사의 △담당 기구 △범위 △신고 체제 △절차와 시한 △결정 및 집행 △위반과 징계 여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심사를 통과한 후에야 투자가 가능하며, 심사를 거부하거나 심사 과정 중 허위 조작 등 행위가 발견될 시 국가 관련 규정에 따라 징계가 실시된다.
이 같은 조치가 발표되자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미국이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SMIC(중신궈지)와 세계 최대 드론제조업체 DJI(다장)테크놀로지 등 수십개의 중국 기업을 거래 금지 기업 목록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주장하던 중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보호무역주의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나왔다.
다만 중국 측은 이번 심사 규정이 국제적이 관례와 일치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심사 업무 관련 담당자는 “이번 새 규정은 지난해 제정된 ‘외국인 투자법’이 정식 제도로 확립하는 과정 중 탄생한 것”이라며 “더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위한 법적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훠젠궈 전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 원장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 규정은 국제적인 관례와 일치하다”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은 외국인 투자를 위한 심사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고, 중국은 이런 일반적인 관행을 참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첨단 기술이나 보안과 관련된 국방, 석유, 인터넷 산업 등은 국가 안보 관점에서 볼 때 민감한 사안”이라며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심사하는 것은 정상적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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