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음원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내년 상반기 국내 서비스 론칭을 공식화하면서, 멜론을 필두로 한 국내 음원스트리밍 시장에 지각변동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스웨덴에서 출발한 스포티파이는 6000만곡 이상의 트랙과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한 글로벌 1위 사업자다. 현재 92개 국가에서 3억2000만명이 이용 중이다.
스포티파이 측은 "한국은 전 세계 음악 시장 6위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 중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며 "스포티파이를 통해 전 세계 아티스트와 그들의 음악을 접하고, 한국 아티스트의 창작물 역시 전 세계 3억2000만명의 스포티파이 이용자들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미 아시아권에서 일본, 홍콩, 대만 등 대부분 국가에 진출했으나 한국은 그동안 서비스 지역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케이팝(K-pop) 수요가 많아지자 스포티파이도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앞서 스포티파이는 올해 1월 서울 강남에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7월 말 스포티파이코리아주식회사(Spotify Korea, Ltd.)를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 제공업종의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정식 등록하는 등 국내 진출을 준비해왔다.
스포티파이의 등장으로 국내 음원스트리밍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4월 기준 시장점유율을 보면 멜론이 37.9%로 1위이고 이어 지니뮤직 24.7%, 플로(FLO) 17.4%, 유튜브뮤직 8.8%, 바이브 5.3% 등의 순이다.
스포티파이는 이용자의 취향에 맞춘 음악 추천(큐레이션) 부문에서 강점이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가 선호하는 음악 장르와 시간대, 패턴, 청취 환경 등을 고려해 음원을 추천한다.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해온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Spotify for Artists) 프로젝트도 있다. 이 프로젝트는 유명세는 덜하지만, 재능이 있는 음악가들이 스포티파이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음악가들은 자신의 음악을 들은 이용자들에 대한 정보와 시간대별 청취율 등의 정보를 무료로 확인하고, 음악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 소비된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도 받는다. 이는 제작-유통-플랫폼-인프라로 이어지는, 사실상 포털과 이동통신사가 지배하고 있는 기존 구조를 뒤흔들게 된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애플뮤직과 유튜브뮤직을 예로 들어 토종 음원 업체들이 잘 버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 뮤직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약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진출 당시 음반 제작사 등과의 저작권료 협상에 실패해 국내 가수의 음원이 한참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유튜브뮤직은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 회원이 증가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지만, 여전히 음원 스트리밍 단독 사용 비율에서는 순위권 하위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 음원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은 음원 사재기 논란 이후 맞춤형 추천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제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며 "스포티파이가 위협적인 건 사실이지만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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