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가문의 데뷔는 화려하다. 1996년 프로로 전향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기자회견장에서 'Hello, World'라 말했다. 타이거를 골퍼로 키운 아버지 얼 우즈(미국)가 함께했다.
24년이 지난 2020년 타이거는 아들 찰리 우즈(미국)를 데리고 나타났다. 찰리는 환상적인 이글로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 PNC 챔피언십(총상금 108만5000달러·약 11억9295만원) 마지막 날 최종 2라운드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위치한 리츠칼튼 골프클럽 올랜도(파72·6853야드)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파더/손 챌린지로 유명하다. 아버지(선수)와 아들이 출전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할아버지(선수)와 손자/손녀, 아버지와 아들(선수), 아버지와 딸(선수) 등이 추가되면서 대회명을 바꾸었다.
최종 2라운드 결과 아버지와 함께 출전한 저스틴 토머스(미국) 조가 보기 없이 버디만 15개를 잡아 15언더파 57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25언더파 119타로 2위인 비제이 싱(피지·24언더파 120타) 조를 한 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20만달러(2억1990만원).
토머스 조가 우승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20언더파 124타로 7위에 오른 우즈 조에게로 쏠렸다. 타이거가 자신의 11세 아들 찰리와 함께 출전했기 때문이다. 찰리는 대회 역사상 최연소 참가자로 기록됐다.
타이거는 캐디 조 라카바와 출전했고, 찰리는 라카바의 대학생 아들과 출전했다. 선수도 캐디도 부자였다.
찰리는 1라운드에서 완벽한 드로우 샷으로 이글을 잡아내며 '피는 못 속인다'는 평을 받았다. 최종 2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버지(타이거)를 연상케 하는 플레이와 세리모니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0번홀(파) 2m 버디 퍼트를 넣은 찰리는 타이거처럼 오른 주먹을 쥐고 세리모니를 펼쳤다. 자신을 꼭 빼닮은 찰리의 세리모니에 우즈는 '아빠 미소'를 지었다.
타이거는 지난해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뒤 아들 찰리를 꼭 끌어안았다. 마치 자신의 아버지 얼처럼 말이다.
얼이 세상에 타이거를 내놨듯, 이번엔 타이거가 찰리를 선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타이거와 찰리는 "좋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어서 특별했다. 우리가 평생 갖게 될 추억"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