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려 현실화…입원 기다리다가, 수술 기다리다가 '환자가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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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기자
입력 2020-12-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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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상 대기하다 확진자 사망, 응급상황 수술 대기하다가 사산

[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닷새 연속 1000명대를 넘으며 '3차 대유행'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자 병상부족 현상과 의료체계 붕괴가 현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와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현재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3단계 격상에 대한 신중론을 유지하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후 자택에서 대기 중인 환자가 숨지는 사례가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상 배정을 기다리며 자택에서 대기하던 중인 60대 남성이 오후 10시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미 일주일 전인 12일에도 동대문구에서 자택에서 대기 중인 60대 확진자가 사망한 바 있다. 경기 부천시 요양병원에서는 3명의 환자가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가 숨졌다. 이밖에 울산 양지요양병원에서 90대 환자가 병상 대기 중 숨지고, 괴산성모병원에서 이송 대기 중에 50대 환자가 사망했다. 

또한 임산부가 사산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7일 출산이 임박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할 예정이었던 A씨가 하혈을 하기 시작했다. 응급 상황이었지만,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응급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 구급차에서 1시간 기다린 후에야 초음파와 혈액 검사가 이뤄졌고, 이후 응급수술에 들어갔지만 아이는 사산됐다. 

병원 측은 "보건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했고, 결과가 늦게 나와 오후 9시 30분쯤 음성이 확인됐다. 수술이 예정됐던 것이 아니라 장소 확보 등 준비에 50분 정도 걸렸다. 태반 조기박리는 사전에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날 급격히 상황이 안 좋아져 최선을 다했지만 아기가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정부는 병상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병상 확보가 코로나19 확산세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치료 병상은 전국 575개 가운데 38개만 남았다. 수도권은 더욱 심각하다. 수도권 중증환자 치료 가용 병상은 경기 2개, 인천 1개로 총 3개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은 일반 중환자 치료병상도 이미 바닥이 난 상황이다. 

비수도권도 상황이 심각하다. 이날 기준으로 대전, 충북, 충남, 전북, 경북 등은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병상이 단 한 개도 없다. 나머지 지역은 남아있긴 하지만 한 자릿수에 불과해 벼랑 끝에 몰린 상태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도 20일 브리핑에서 "많은 기관과 단체의 협조로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는 차질 없이 확보돼가고 있지만 중증 이상의 환자를 위한 병상 확보가 더디다. 사망률과 직결되는 중환자 병상은 지금이 전시라는 생각으로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족한 병상 확보도 중요하지만 확산세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전문가와 시민들은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일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현재 확진자 수가 많이 늘어났으니까 지금보다 좀 더 강화된 거리두기 단계가 필요하고, 현재 2.5단계니까 그냥 3단계로 가야 한다는 그런 기계적인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3단계는 우리 경제가 상당 부분 마비되거나 정지되는 그런 상태를 상정하는 것이다. 이런 것을 미처 모른 채 단순하게 식당 내 취식을 금지하고 테이크아웃만 허용하는 그 정도 수준으로 생각하면서 3단계를 주장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며 전문가들의 상황 인식과는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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