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 높아지는 공공 캠페인, 부산시 "쥐 죽은 듯 집에 머물러라"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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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재 기자
입력 2020-12-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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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목적으로 각 지자체 등이 다양한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8월 말 서울시청 앞 서울 도서관 외벽에 ‘어느 마스크를 쓰시겠습니까?’라는 문구가 삽입된 캠페인 포스터를 게시했다.
 

[제공=서울시]

다소 섬뜩하기까지 한 이 홍보물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네티즌들에게 다양한 반응을 일으켰다. “무섭다” “섬뜩하다”는 부정적 반응부터 “잘 만들었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는 긍정적 반응도 눈에 띄었다.

최근 서울시는 12월 31일까지를 '천만시민 긴급 멈춤 기간'으로 지정하며 또 한 번 눈에 띄는 포스터를 게시했다. 코로나19를 종식시키고자 하는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는 이제 '공포'에 기반한 메시지 효과에 의존하는 추세다.
 

[제공=서울시]

이처럼 지자체에서 다소 강한 어조로 캠페인 메시지를 형성하는 이유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유흥을 위한 모임을 암암리에 가지거나 각종 집회 등을 강행하는 행위로 세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여전히 자주 목격되는 만큼 이를 계도하기 위한 '볼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부산시 공식 페이스북]

한편 부산시도 연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시민들을 계도하기 위한 캠페인 사진을 21일 공식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게시물에 삽입된 문구가 부산 시민들에게서 적잖은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쥐띠 해'라는 키워드를 활용한 다소 익살스러운 이 문구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시름에 잠긴 시민들의 정서를 공감하지 못했다는 평이 주를 이루며 댓글란은 항의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한 네티즌은 "쥐 죽은 듯이 집에 있어 달라는 표현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치다"며 "개인 블로그도 아니고 부산시 공식 계정에 이런 식의 표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3주째 새끼 쥐 두 마리 데리고 쥐 죽은 듯 조용히 집에만 있는 엄마 쥐는 마음이 상합니다"라며 "표현이 참…하루하루 힘내서 지내려는 사람 기운 빠지게 하네요"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강화해도 모자랄 상황에 '쥐 죽은 듯 있으라'는 말로 이들의 가슴을 후벼 파야 했는가"라고 비판했다.
 

[사진=국민의 힘 박민식 의원 페이스북 캡쳐]

아울러 국민의 힘 박민식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너무 가볍고 장난스러운 문구가 참 거슬린다"며 "포스터에 쓰인 슬로건의 의도는 알겠지만, 시민들의 고통을 무겁게 공감하였다면 참 한심스러운 표현"이라는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차기 부산시장 예비후보이기도 하다.

부산시는 논란이 계속되자 페이스북 해당 게시물을 다른 사진으로 대체했다.
 

[사진=부산시 공식 페이스북]

정부, 지자체, 유관기관 등이 연이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계도의 목적과 기능에만 치중한 나머지 사회적 정서를 등한시해 수위 조절에 실패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위로와 독려의 적절한 중간 지점을 짚어내는 것 또한 '소통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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