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관심이 한국으로 쏠리는 가운데, 한국의 상징적인 랜드마크 상당수를 보유한 서울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에 서울의 랜드마크를 대표하는 건축물 50선을 조명해본다.
종각역 3번 출구 또는 3-1번 출구를 나서면 세 개의 기둥이 비행접시 모양의 고층부 스카이라운지를 떠받들고 있는 듯한 형상을 한 독특한 외형의 건물이 눈에 띈다. 종로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종로타워다.
지하 6층~지상 33층, 133m 규모의 이 건물은 서울의 강북의 중심부인 보신각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옛 '화신백화점' 자리에 들어선 종로타워는 연면적 6만652㎡로, 지난 1999년 완공됐다.
화신백화점은 '경성시대의 명물'로 불리는 건축물이었다. 한국인 최초의 근대건축가 박길룡(1898~1943)이 설계한 화신백화점은 1937년 지하 1층 지상 6층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졌다.
1930년대 주로 일본인의 거주지였던 남촌(명동, 충무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던 북촌(종로)의 유일한 대형백화점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이후 화신백화점을 비롯한 계열사들이 1960~1970년대부터 사세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1990년대 말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탄생했다.
종로타워는 도쿄국제포럼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건축가 라파엘 비놀리(Rafael Vinoly)의 작품이다. 그러나 라파엘 비놀리가 도쿄국제포럼 디자인 때 보였던 것과는 달리 종로타워는 투박하고 선이 정리되지 않은 외형으로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이에 동아일보와 건축전문잡지 SPACE가 지난 2013년 건축가 100명을 상대로 조사한 '해방 이후 최악의 건물' 랭킹 3위에 올랐다. 당시 2위를 차지했던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와의 표차는 불과 2표라는 후문이 전해질 정도다.
다만 당시에는 한국 건축의 근대사를 상징하는 주요 건축물인 화신백화점을 철거해버리고 그 자리에 들어섰기 때문에 반감이 컸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종로 특유의 전통적인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튀는 외형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그래도 현재 종로타워 외에도 다른 고층 빌딩들이 종로와 광화문 인근에 많이 들어서면서 종로타워도 더이상 흉물이라는 평을 듣지 않는 분위기다. 한때 종로타워는 국세청,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이 입주해서 사용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위워크 건물로 유명하다.
◆종각 '젊음의 거리'와 보신각…신구세대 아우르는 종로
종로는 화려한 술집과 맛집이 즐비한 종각 '종로의 거리'부터 보신각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을 수용하는 대표적인 관광 구역이다. 인근에서는 청계천, 거리문화축제, 등불축제 등 볼거리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종로타워 빌딩 맞은편 보신각 주변부터는 종각 '젊음의 거리’가 시작된다. 당초 이곳은 바닥에 피아노 건반이 깔려있어 ‘피아노거리’로 불렸지만, 지금은 피아노 건반이 없어지고 ‘젊음의 거리'라는 명칭으로 새롭게 바뀌었다.
저녁이 되면 '젊음의 거리' 상권은 말 그대로 젊음으로 화려하게 물든다. 각종 노점상이 줄지어있는 거리 사이에는 젊은 청춘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종로에 자리 잡은 한화빌딩, 장교빌딩, 미래에셋빌딩 등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낮과 밤에 젊음의 거리를 가득 채운다. 이 상권에는 각종 패션잡화 등을 파는 노점, 맛집, 주점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다만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활력을 잃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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