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가 쌍용차의 법정관리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 주는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논의 중이다. 지난 20일 쌍용차가 회생절차와 함께 ARS를 동시에 신청하면서다.
법원이 ARS를 허용하면 최대주주 마힌드라사, 쌍용차 등 이해관계자들은 이달 안에 회생절차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그야말로 ‘사적 협의’가 관건이 된 셈이다. 지난 2018년부터 시행된 ARS는 총 15개 기업이 신청했고, 이 중 7건이 회생신청 취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상의 핵심은 쌍용차가 얼마나 실현 가능한 제안을 하는지 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의 키는 ‘채권단협의회’가 끌고 간다. 앞으로 3개월간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 쌍용차,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계자는 협의회를 통해 정상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쌍용차는 최대 3개월간 종전과 동일하게 영업을 하면서, 주요 채권자들과 구조조정 협의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JP모간,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 해외 은행 3곳의 차입금 600억원과 산업은행의 대출금 900억원도 3개월간 차입이 유예된다.
협의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꼽을 정상화 방안은 마힌드라의 지분감자를 통한 유상증자로 예상된다. 신규 투자 없이는 쌍용차가 정부의 부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인수의지가 분명한 기업도 있다. 미국 자동차 유통사 HAAH 오토모티브는 쌍용차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인수를 추진해 왔다. 다만, 인도중앙은행이 내부 규정을 이유로 25% 이상의 감자를 금지하면서 협상이 지연됐다. HAAH는 쌍용차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지분을 50%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인도중앙은행의 허가가 필요하다.
최대주주 마힌드라 측도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ARS를 통해 지분을 털어내지 못할 경우 마힌드라가 현재 보유중인 쌍용차 지분 74%는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RS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다각도로 지분감자 방안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법정관리 신청은 산업은행의 대출만기 연장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 마힌드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추진됐다"며 "마힌드라가 아무런 대책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리가 없다. 인도중앙은행에 지분감자 예외규정 마련을 설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 관계자도 "쌍용차가 국내 법원에 회생절차 신청을 한 만큼, 국내 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다만 3개월 안에 신규자금 투입 등 해답을 찾지 못할 경우 쌍용차의 법정관리행은 불가피하다. 채권단이 추가 채무 상환 유예 조치를 한다 해도 자생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쌍용차의 대출원리금 연체는 이날까지 총 2553억원이다. 대출원금 2550억원과 이자 2억7574만원 등 2553억원가량의 원리금이 연체됐다. 이는 쌍용차 자기자본의 34.01%에 해당하는 규모다. 쌍용차는 2017년 1분기를 시작으로 올 3분기까지 4년 가까이 영업손실만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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