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연예술 창작모형 실험, 예술 영역 확장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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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12-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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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속 가능한 온라인 예술의 장 선보여

[사진=예술위 제공]


온라인 환경에서 새로운 형식의 작품 창작과 관객 소통을 시도하는 공연예술분야의 활동들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혼합현실과 화상회의 기술을 이용한 공연예술 실험활동이 선보여 국내외에서 주목 받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이하 문예위)는 22일 “지난 12일과 19일 2회에 걸쳐 ‘공연예술 온라인 창작모형 실험’ 공연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사업은 문예위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이하 문체부)와 17개 시도 광역문화재단과 함께 예술가의 비대면 환경에서 예술활동 가능성을 모색하고 온라인 예술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공연예술 온라인 창작모형 실험은 공연예술 분야에서 온라인 예술 창작모형을 개발, 현장 활용에 필요한 기술과 세부 창작 과정을 소개하는 사업이다. 온라인 환경이 아직 생소한 예술가(단체)가 예술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자 기획됐다.

이번 사업에서 문예위는 2개의 온라인 창작모형인 ‘프로젝트 챌린지’, ‘프로젝트 팔로우 업’으로 각각의 시범 공연을 진행했다.

먼저, ‘프로젝트 챌린지’는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협업 플랫폼 스페이셜(spatial)을 활용해 무대를 만들어 혼합현실 공간에서 펼치는 연기 문법을 살펴보기 위한 창작모형으로, 지난 19일 <애리 인 어더랜드>을 선보였다. 당초 스페이셜 플랫폼에 접속한 관객 25명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였지만, 관객들의 요청으로 유튜브로 추가 중계하였고, 2일만에 500명 이상이 관람했다.

<애리 인 어더랜드>는 미국 IT기업 스페이셜 아이오(Spatial io)와 협력해 온라인 공간에서 펼친 혼합현실 공연이다. 할리우드 배우이자 극작가, 연출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에스터 채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 1999년 초연 장편 연극 <애리 인 어더랜드>의 한 장면을 온라인 공연으로 선보였다. 문예위는 “IT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공연 형식을 실험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예술성을 기준으로 기술을 해석하고, 하이테크 공간에서 예술이 어떤 해석을 보일 수 있는지 새롭게 바라봤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 스페이셜 아이오는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운 무대 공간을 디자인하도록 기존 시스템에 기능을 추가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새로운 공연형식에 대한 관객 반응 또한 뜨거웠다. 한국, 미국, 홍콩 등 다국적 관객들은 댓글 등을 통한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공연에 몰입하기 위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DM: Head mount display) 기기를 착용하여 혼합현실 공간에서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공연 시작 전 무대와 백스테이지, 관련 자료 등을 직접 이동하며 볼 수 있어 즐거웠고, 가상현실 공간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상호작용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팔로우 업’은 교육과 업무 등 일상에서 흔히 활용하는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활용해 단순 중계를 넘어 관객과 배우가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시범 공연이다. 지난 12일 온라인 관객 60명을 초청해 <나의 Non-고기 분투기>를 온라인으로 선보였다. 본 공연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독일 등 해외에서도 관람하며 새로운 실험활동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나의 Non-고기 분투기>는 극단 바바서커스가 올해 10월 쇼케이스로 발표한 <나의 음식 분투기> 중 일부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공연작품이다. 주인공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먹는 음식이 환경오염에 연결된다는 것을 인식한 후 채식주의를 선포하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채식과 관련한 주제로 실시간 투표, 채팅 등을 통해 활발한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 관객들은 “관객과의 소통을 이런 방법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 공연이었다”, “무대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온라인 공연의 색다른 매력을 느꼈다”라며 쌍방향 온라인 공연에 대한 호감을 밝혔다.

이번에 온라인 공연으로 선보인 <애리 인 어더랜드>와 <나의 Non-고기 분투기>는 실제 현장무대에서 공연과 쇼케이스로 발표했던 작품이다. 문예위는 두 작품을 기준으로 새로운 온라인 공연 환경을 모색하고 그에 맞는 형식과 연출의 범위 확장을 실험했다.

‘프로젝트 챌린지’는 예술과 기술 양쪽의 실험이다. 예술은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기술은 가상 공간을 예술 공간으로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 양방향으로 실험을 시도하고 적용해보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프로젝트 팔로우 업’은 온라인 화상회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일상적인 업무 공간을 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범위의 확장성을 실험하고, 온라인 환경에서 관객과 교감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 나섰다.

이번 사업을 추진한 문예위 관계자는 “2개의 프로젝트에서 화상회의 기반의 플랫폼을 사용하게 된 것은 공연의 현장성 때문”이라고 언급하며, 프로젝트 참여 제작진은 “온라인 활동이 오프라인 공연의 제한과 한계 때문에 대안으로 시도되는 것이 아닌, 예술가들이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예위는 이번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온라인 예술 창작모형을 개발하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예술가들이 온라인 예술활동에 필요한 기술 및 창작의 새로운 규모와 방식을 제시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실험한 ‘공연예술 온라인 창작모형’의 세부내용은 문예위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 누리집을 통해 오는 2월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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