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복귀 여부를 결정할 행정소송이 한 차례 더 열린다. 신중한 법원 태도에 어떤 판단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는 윤 총장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기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24일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 집행정지 신청 심리를 연다. 지난 22일에 이은 두 번째 심리다.
재판부는 첫 심리에서 법무부와 윤 총장 측에 7개 질문을 던지며 답을 요청했다. 이 가운데 5개는 정직 2개월 징계 사유와 절차에 관한 것으로 처분을 취소하는 '본안소송'과도 관련이 있다. 나머지 두 개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공공복리 위협' 등과 관련한 질의다.
이 때문에 재판부가 정직 처분을 멈추는 집행정지 요건뿐 아니라 본안 쟁점까지 심리해 결론을 낼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재판부가 본안사건 내용까지 같이 심리하더라도 결국엔 집행정지 기각 결정이 나올 것으로 법조계는 예상한다.
이필우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행정법원은 절차적 문제와 징계 사유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기본적"이라며 "이번엔 검찰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잃었기 때문에 징계를 넘어 사임해야 할 사안이고, 절차적 정당성도 보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기각에 힘을 실었다.
이 변호사는 본안소송에서 징계 처분이 취소됐던 정연주 사건도 집행정지는 기각이 나온 사례를 거론하며 "이번 사안도 재판부가 집행정지를 인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당시 정연주 KBS 사장은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른 KBS이사회 해임제청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2년 대법원이 '재량권 남용'이라며 해임을 취소했지만, 앞서 행정법원은 집행정지 처분을 기각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서 교수는 "두 번에 걸쳐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등 방어권 보장이 됐고, 징계 사유도 하나하나가 중요하다"며 "(집행정지는) 기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교수는 "법무부 내부 절차를 거쳐 결정한 사안에 법원이 섣불리 개입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중대한 하자가 있지 않는 한 법원은 법무부 결정을 존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집행정지를 인용하는 건 사실상 대통령까지 승인한 징계 결정 자체를 무효로 하는 거라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인 하승수 변호사도 "집행정지 신청 사건이지만 사실상 본안소송 판결 의미가 있어 재판부가 매우 신중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는 인용 결정을 하면 윤 총장은 바로 직무에 복귀한다. 반대로 기각하면 정직이 끝나는 내년 2월까지 대검찰청은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서울행정법원은 2차 심문 이후 최종 판단을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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