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기사가 도로에 세워둔 차를 주차장까지 옮기려 10m가량 운전을 한 40대 음주자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6단독(손정연 부장판사)은 지난 6월 30일 서울특별시 성동구 한 건물 앞 도로에서 주차장까지 약 10m 거리를 혈중알코올농도 0.032% 상태로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를 받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와 대리기사 B씨는 차안에서 운전 방식으로 말다툼을 벌였고, B씨가 도로에 차를 세웠다. 이후 A씨가 운전하자 B씨가 이 모습을 촬영해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상황을 '긴급피난'이라고 판단했다. 차량이 해당 위치에 계속 정차하면 정상적인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긴급피난을 규정한 형법 제22조 제1항은 본인이나 타인 법익을 해칠 위험을 피하고자 한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벌하지 않는다.
재판부는 "주변 다른 사람에게 운전을 부탁하는 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른 대리기사를 호출해 기다리기에도 사고 발생 위험이 있었던 상황"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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