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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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건설부동산부 부장
입력 2020-12-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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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존재를 인식한 천재들에 의해 역사는 진보했다. 자본과 노동 간 생산성의 차이로 양극화가 구조화됐다는 것을 꿰뚫어본 마르크스가 유럽에 떠도는 공산당이란 유령을 처음 인식함으로써, 20세기 세계사는 둘로 쪼개졌다. 보이지 않는 손이란 유령이 인간의 이기심을 조정함으로써 모두가 만족하는 균형을 찾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애덤 스미스의 통찰이 자본주의의 승리를 가능케 했다. 상대성원리란 유령을 아인슈타인이 밝히지 못했다면, 인간은 지금도 지구를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21세기, 시장은 데이터란 유령이 지배한다. 페이스북이, 구글이, 애플이, 테슬라가 유령의 가치를 먼저 알아챘다. 지금 회계는 이 유령의 가치를 자산으로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 유령이 자신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건 천재들에게 들킨 한참 후다. 10년쯤 지나면 사람들은 이들 회사의 주가가 한참 저평가됐다고 떠들어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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