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국가 의료위기’ 긴급사태 선언…“의료체계 붕괴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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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12-2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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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연일 1000명대 안팎을 이어가는 가운데 의사들의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국가 의료위기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 의료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래, 11월에 시작된 제3차 대유행은 이전 그 어느 때보다 파고가 높아 현재 하루 1000명 내외의 확진자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매우 엄중한 시국”이라면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일부 국가에서 접종이 먼저 시작됐지만 우리는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부터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모든 의료기관이 희생을 감수하며 대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재난의료지원팀을 꾸려 1100명의 의사를 모집해 중환자치료실·선별진료소·생활치료센터 등에 의료인력을 파견했다. 현재 상황은 의료계가 감당하기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진들의 피로 누적과 병상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응급의료체계 붕괴가 눈앞에 와 있다”며 “앞서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졌던 국가 의료위기 상황을 겪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정부가 코로나19에만 모든 의료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지나치게 코로나19 치료에만 몰두하면 다른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협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의료자원이 집중되면서 12월 현재 예년과 비교해 전체사망률이 약 6% 상승했다. 인원으로 따지면 2만명이다. 그런데도 병상이 부족해 코로나19 환자마저도 제때 치료받지 못한 채 숨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의협은 국가 긴급의료위원회를 구성해 조속한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민 협조를 호소했다. 최 회장은 “지금의 국가의료 위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코로나19 관리는 물론이고 중환자를 포함한 일반의료도 붕괴된다”면서 “정부와 의료계, 국민 모두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할 때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절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무너지지 않도록, 의료계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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