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에 힘 실은 사법부... 세월호 특조위 방해 조윤선 ‘무죄’·표창장 위조 정경심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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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12-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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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던 두 건의 재판에 대해 모두 야권에 힘을 실어줬다.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야권 정치인이 연루됐던 재판은 무죄로 끝났으며, 여권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은 징역 4년으로 마무리됐다. 아직 최종심이 끝나지 않아 향후 번복될 가능성도 크지만, 여권의 반발이 거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23일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등 모두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1억4000만원의 추징금도 부과했다.

재판부는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해서는 정 교수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고, 사모펀드 의혹과 증거인멸에 대해서는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기소된 총 15개 혐의 중 11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것이다.

정 교수의 태도를 문제삼아 법정구속도 단행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정 교수가) 조 전 장관 청문회가 시작할 무렵부터 본 재판의 변론 종결일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한 사실이 없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관련 증거를 조작하거나 허위 진술을 종용하는 등 증거인멸 행위를 재차 시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난 5월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된 이래 줄곧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다만 정 교수 측 김칠준 변호사는 "검찰 논리가 그대로 유죄로 인정되는 것을 보고 적잖이 실망했다"며 선고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 전 장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너무나도 큰 충격"이라며 "즉각 항소해서 다투겠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조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은 지난 17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이준영 최성보 부장판사)는 조 전 수석, 이 전 실장,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안종범 전 경제수석은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받았고,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1심보다 형량이 줄었다.

이들 5명은 특조위 내부 상황과 활동 동향 파악, 특조위 활동을 방해할 방안 마련과 실행 등을 실무자들에게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조 전 수석 등이 청와대비서실 소속 또는 해수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특조위 관련 보고서 등을 작성하게 한 것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에 해당하지 않아 법리상 직권남용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사법부에 결정에 대해 여권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더불민주당 홈페이지의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정 교수의 판결에 반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일부 당원은 "사법부는 검찰의 개", "죄 없는 사람은 구속시키고 죄 있는 것들은 봐준다"라며 극단적인 표현도 아끼지 않았다.

또 다른 당원은 "정경심을 지키지 못한 것은 민주당 책임"이라며 "공수처법 처리를 왜 그리 늦게 했는지 설명해주던가, 책임지고 윤석열 총장을 탄핵해 옷을 벗기라"고 당 지도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재판부 판결이 너무 가혹해 당혹스럽다"며 "앞으로 남은 재판 과정에서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권은 그동안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해 온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에 대해 '과잉 수사, 무리한 수사'라고 비판해왔다. 지난달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을 때에도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감정이 섞인 판결로 보인다"며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에게 "힘내라"고 당부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가슴이 턱턱 막히고 숨을 쉴 수 없다"며 "그래도 단단하게 가시밭길을 가겠다. 함께 비를 맞고 돌을 맞으며 같이 걷겠다"고 전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윤 총장이 판사 사찰을 노린 것이 바로 이런 거였다"며 "윤 총장과 대검찰청의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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