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P·연합뉴스]
화이자·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업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세계 각국이 백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도 국경봉쇄 조치 없이 방역에 성공했다는 찬사를 듣는 한국 정부 역시 백신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K-방역’ 위상과는 달리 백신 확보에는 뒤처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에서야 ‘해외 백신’ 도입을 지시했다는 주장과 함께 청와대가 백신 테스크포스(TF)에서 빠졌다는 주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늦장 지시로 국내 백신 접종 시기가 지연됐고, 청와대가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이었다.
강민석 대변인은 23일 문자공지를 통해 “지난 4월 24일 출범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범정부위원회는 그동안 백신 개발과 도입을 논의하고 추진해왔다. 범정부위원회에는 청와대 사회수석이 계속 참여해왔다”고 반박했다.
지난 22일에는 코로나19 백신 확보와 개발에 관한 문 대통령의 12가지 발언을 일일이 밝히며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같은 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 5부 요인 초청 간담회에서 “백신에 재정과 행정을 지원한 생산국이 자국에 먼저 접종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 백신 확보 책임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현재 백신을 확보하고 접종을 시작한 국가들이 대부분이 백신 생산국이라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백신 생산국이 아닌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은 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멕시코는 24일(현지시간)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며,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지난 21일에 들여왔고, 연내 또는 내년 1월부터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5부요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① 文정부, 백신 구매 계약 체결 현황은?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대본회의에서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 화이자 등과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구매 계약 물량은 얀센은 600만 명분, 화이자는 1000만 명분이다. 관심은 접종 가능 시기에 쏠렸다. 얀센의 백신은 내년 2분기부터, 화이자 백신은 내년 3분기부터 도입된다.
정 총리는 “(화이자 백신) 도입 시기를 (내년) 2분기 이내로 앞당기고자 국가 차원의 역량을 총동원 중이고,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단 정부의 백신 계약 체결은 당초 밝힌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앞서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에서 각각 1000만 명분, 얀센에서 400만 명분, 백신 공동구매 국제기구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1000만 명분)’등 총 4400만 명분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계약 완료 시점은 모더나는 내년 1월, 나머지는 연내로 잡았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왁의 크리스티아나케어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② 백신 국내 접종, 도대체 언제부터?
문제는 접종 시기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상황 긴급 점검회의에서 4400만 명분의 백신 물량 확보 소식을 전하며 “내년 2~3월이면 초기 물량이 들어와 접종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 총리는 지난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정부가 최초로 구매계약을 체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시기가 빠르면 2월, 늦어도 3월에는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승인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변수가 존재한다.
다만 영국 등에서 크리스마스 이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승인이 날 전망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부의 계획대로 늦어도 내년 3월부터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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