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37)은 KPGA 코리안투어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최근 불이 붙었던 것은 2018년이다. 국내 3승(GS칼텍스 매경오픈, KEB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신한동해오픈)으로 연말 시상식에서 제네시스 상금왕, 덕춘상 등 3관왕에 올랐고, 아시안투어 신인상을 차지했다.
가장 최근 우승은 지난해(2019시즌) 일본골프투어(JGTO) 후지산케이 클래식. 코리안투어를 주 무대로 뛰었던 올해는 아쉽게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국내 8승, 해외 2승 총 10승을 보유한 그는 이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최근 근황에 관한 질문에 그는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가고 있다. 안전을 위해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즌 시작 전, KPGA 스킨스게임에 문경준(38)과 함께 출전한 그는 "코로나19로 실업자의 마음을 알게 됐다"며 울먹였다. 당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KPGA 코리안투어의 개막이 미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구자철 KPGA 회장과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삶의 터전'은 그나마 지켜진 상황. 그러나 그는 아직 걱정이 많다.
박상현은 "코로나19 상황이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도 시합이 많이 없지고 있다. 올해는 전지훈련도 해외로 나가지 못해서 그게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현재 코로나19로 해외 전지훈련 길은 막혀있는 상황이다.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태국이 최근 자가격리 기간(2주) 동안 골프장에서 체류하는 것을 허용했으나, 비자 발급과 귀국 시 자가격리 등의 이유로 선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그에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해외 투어에 나갈 계획이 있느냐'고 말이다. 이에 대해 그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아직 아무런 계획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고 시합이 새롭게 생긴다면 어떠한 대회든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야말로 개떡 같은 질문에 찰떡같은 답변이었다.
그에게 올 한해를 돌아볼 시간을 주었다. 그랬더니 그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시합도 없고, 아쉬운 한 해였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다. 모든 분들 힘내시길 바란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했다.
이어 아주경제신문사 구독자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내년에도 한국 골프 선수들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감사하다."
박상현은 차분하고, 투박하게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KPGA 코리안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답게 크리스마스를 맞아 두 가지 소원을 빌었다. 하나는 '대회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골프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 달라'는 것이었다. 골프장은 추운 겨울이 지나면 푸른 잔디가 골퍼들을 맞이한다. 푸른 잔디는 새 시즌을 의미한다. 새 시즌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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