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결산:병원] 의료공백 대응에 병상제공까지…다사다난 병원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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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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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정부 추진 의료정책에 반발해 총파업

  •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병상 지원 봇물

  • 코로나 위기 속 ‘비대면 의료’ 준비

코로나19 관련 음압격리병실 19병상을 설치한 경기 남양주시 진전읍의 현대병원 모습.[사진=연합뉴스]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으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마무리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봉쇄조치(락다운)를 취했으며, 전 세계 산업·경제·사회·문화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병원계도 마찬가지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구축하고 빅데이터를 모으는 등 미래병원으로 전환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중증 질환 중심병원의 입지 구축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병원 내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환자 동선을 구분하고, 병상을 내주고 의료진을 파견하는 등 바쁜 한 해였다. 게다가 여름엔 전국 의사 총파업으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비상운영에 돌입했다. 다사다난했던 2020년 병원계를 돌아봤다.
의료계, 정부 추진 의료정책에 반발해 총파업

2020년 여름, 20년 만에 의사들이 총파업을 진행하면서 병원업계는 홍역을 치뤘다.

의사들 파업의 쟁점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 공공의대 신설, 한방첩약 급여, 원격진료 등 이른바 4대 의료악 정책 철회였다. 이중 의대정원 확대가 핵심 이슈였다. 이에 개원의는 물론,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전임의(펠로)도 파업에 가담해 의료공백은 현실화했다.

특히 전공의들은 병동을 돌며 간단한 시술을 하는 것은 물론 수술방에서 교수를 보조하기도 하는 대형병원 핵심인력이다. 이들이 진료현장에서 빠지면 대부분의 진료와 수술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들은 외래진료 제한, 수술 축소 등이 불가피했다.

하루 평균 200여 건의 수술을 진행했던 서울아산병원은 당시 수술 절반 가량을 줄였다. 신규 수술을 잡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에 확정됐지만 응급도가 떨어지는 수술도 줄줄이 연기했다. 외래 진료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형태로 운영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 역시 마찬가지로 의료공백에 대응했다.

의사 총파업은 파업 시작 한 달여 만인 지난 9월 4일 대한의사협회가 정부, 여당과 합의하면서 종료됐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병상 지원 봇물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연일 거세지면서 병상 부족 문제가 현실화했다. 수도권에서는 이틀 이상 집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환자가 500명 대까지 치솟기도 했으며, 급기야 병상 배정 대기자 중 숨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국내 병원은 90% 이상이 민간에서 운영하는 만큼, 민간병원의 협조가 절실해졌다. 결국 정부는 지난 18일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에 허가 병상 수 중 1%를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으로 확보하라는 행정명령을 발동, 병원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더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실제로 늘어나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허가 병상의 2~4% 수준이 되기 때문이다. 또 기존 환자들을 전원해야 하는 문제와 코로나 전담 의료진 확보 문제도 있다.

그럼에도 병원들은 잇달아 코로나19 병상 전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순천향대 부천병원과 충북대병원 등은 ‘거점 전담 병원’을 지원했다. 이 경우에는 중환자 병상을 허가 병상의 5~1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도 행정명령에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연세의료원은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각각 25개·8개 등 중증환자 병상을 마련한다. 여기에 투입되는 전문의·간호사 등 의료진은 세브란스병원 130명,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총 175명이다.

삼성의료원은 삼성서울병원 20개(이동형 포함), 강북삼성병원 7개 등 총 27개를 마련한다. 삼성서울병원에는 약 130명의 의료진을 투입하고, 강북삼성병원에도 최대 45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존 코로나19 중증환자 병상 32개를 운영하던 서울대병원은 최근 20여 개를 늘려 50개 병상을 확보한다. 병상 수가 늘어남에 따라 약 125명이었던 의료진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성모병원은 병상 총 14개를 운영할 예정이며, 서울아산병원도 병상 총 27개를 마련한다. 여기에 약 150명의 의료진을 투입할 계획이다.
 
코로나 위기 속 ‘비대면 의료’ 준비

정부는 비대면 진료라는 이름으로 원격진료 도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2월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 조정한 정부는 전화 상담 또는 처방 및 대리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시행 두 달여 만에 10만 건이 넘는 전화 상담 처방이 이뤄지면서 30여 년간 요지부동의 상태였던 원격의료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2일에는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여기에는 감염병 위기 시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대형병원은 비대면 진료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모양새다. 병원 내 모바일 및 키오스크를 활용한 사전 문진시스템, 인공지능(AI) 기술 활용한 병원 출입시스템, 원격 건강관리, 비대면 진료서비스 등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 3월 문경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성과를 냈다고 밝히며 비대면 진료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생활치료센터에 입원 중인 환자는 웨어러블 장비를 착용해 심전도·혈압·산소포화도·심박수·호흡수 등을 측정했으며, 이런 데이터를 병원정보시스템에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대학병원들도 비대면 진료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이들 병원은 내년에 더욱 진전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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