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저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백신 배포 뒤 경기 회복이 가시화할 경우 바이든 정부 초기 주식 시장은 트럼프 정부의 상승세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2020년 대선 뒤 거의 10% 올라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대선이후로 거의 10%가 상승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3대 지수는 사상최고치 경신했다.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히는 아마존과 줌 등 기술주 급등에 힘입어 나스닥 지수는 대선 이후 무려 15%나 상승했다. 이는 2016년 대선 이후 5% 상승에 비해 3배나 높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 주식시장이 급락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아직까지는 급락의 징조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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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이같은 상승에 대해 "정치 불확실성이 제거 됐음은 물론 백신 개발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될 수 있다는 희망이 커진 덕도 있다"고 지적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솔직히 선거 전에는 선거 뒤 사회적 정치적 불안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었다"면서 "그러나 거리 위 시위는 발생하지 않았고, 시장은 헌법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다는 긍정적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상원에서 팽팽하게 맞선 것 역시 시장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설사 다음달 상원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이 승리해서 양당이 모두 50석씩 가져가더라도 상황은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민주당 소속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는 것은 맞지만, 힘의 균형이 팽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애론 전략가는 "지금과 같은 정치 지형은 진보와 보수 양쪽 어느 곳이든 극단적인 내용을 포함한 법안은 통과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주식시장에는) 매우 좋은 상황이다"라고 평가했다.
예를 들면 기업 대상의 법인세의 급격한 인상이나 지나치게 강력한 규제를 포함한 기후변화 정책이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기반시설과 관련된 정책이 양당의 합의를 얻을 수 있는 분야라고 CNN은 지적했다.
애론 전략가는 "시장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통해 국내 문제에서는 급진적이지 않으면서도 외교·무역에서는 '예측가능한' 정부를 얻었다"면서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급락은 커녕 버블 우려가 더 커
때문에 시장에서는 오히려 바이든 정부 하에서 주식시장의 거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시장이 조금 흔들리기도 했지만, 백신의 예방 효과에는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은 다시 올랐다.
화이자와 바이오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과 더불어 모더나 개발 백신도 미국 식품의약청(FDA)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뒤 미국 전역 배포를 시작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영국을 시장으로 접종이 시작됐다. 상황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시장을 밀어올리고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3월 코로나19 팬데믹 공포로 시장이 요동친 뒤이후 연준은 줄곧 강력한 통화완화정책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연준은 지속적인 채권 매입으로 부양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의 이같은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투자자들의 주식 집중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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