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클볼 레전드' 필 니크로 별세, 향년 8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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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재 기자
입력 2020-12-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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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의 공을 잡는 것은 마치 젓가락으로 젤리를 집는 것처럼 어려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비처럼 팔랑이듯 날아오다 타자의 눈 앞에서 툭 떨어지는 마구, '너클볼'은 치기도 어렵고, 포수가 잡기도 어려운 고난이도의 투구 기술이다.

이 너클볼을 무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가 있었으니, 미국프로야구(MLB) 역사상 최고의 '너클볼 투수'로 명성을 떨친 필 니크로가 그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배운 너클볼을 갈고 닦으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키운 니크로는 1958년 밀워키 브레이브스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하지만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기 시작한 것은 만 28살이던 1967년부터다. 다소 늦은 나이에 잠재력을 꽃피운 그는 이후 주 무기인 너클볼을 앞세워 48살까지 현역으로 활약했다. 대기만성의 아이콘인 셈이다.
 

너클볼의 전설 필 니크로. [사진=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구단 홈페이지]

니크로는 24시즌을 소화하면서 864경기 5405이닝 318승 2174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다. 그가 던진 5405이닝은 역대 4위 기록일 뿐만 아니라 라이브볼 시대 1위 기록이다.

심지어 5번의 올스타와 5번의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한 니크로는 1997년 다섯 번의 도전 만에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입성했다.

니크로는 경쟁밖에 모르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의 너클볼 비법을 다른 너클볼 투수들에게도 전수해 주며 함께 성장하기 위한 미덕을 발휘하기도 했다. 보스턴에서 오랜 세월 활약한 팀 웨이크필드 역시 자신이 니크로의 제자임을 밝혔다. 또한 니크로는 과거 허민 키움 히어로즈 구단주와의 인터뷰에서 "매일 너클볼을 필사적으로 연습하면서 모든 일상생활을 너클볼만 생각하며 살겠다고 약속할 사람이 온다면 나의 기술을 전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을 모두 거머쥔 그는 지난 28일 81세를 일기로 하늘의 별이 됐다. 오랫동안 암 투병을 이어오던 그는 잠을 자던 중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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