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펀드 줄환매에 "상투 우려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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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0-12-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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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높은 수익률에도 환매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그룹주펀드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상투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9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24개 삼성그룹주펀드는 전날까지 1개월 만에 순유출 247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슷한 유형인 기타그룹주펀드(18개)에는 172억원이 들어온 것과 대조적이다.

높은 수익률이 원금 회수·차익 실현 욕구를 키우고 있다. 삼성그룹주펀드는 지난 한 달간 5.98%에 이르는 수익을 냈다. 3개월·6개월 수익률은 각각 26.25%, 28.84%, 1년·2년·3년·5년은 각각 30.16%, 48.59%, 40.66%, 76.59%에 달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도래와 특별 배당 기대감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주요 종목 주가가 크게 오른 덕이다. 주가 상승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주 23개 종목(우선주 포함)의 시총은 지난 24일 기준 719조1300억원으로 사상 처음 7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한 그룹의 전체 시총이 70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특히 그룹주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삼성전자(464조4490억원)와 삼성전자 우선주(59조9060억원)를 합친 시가총액(524조3550억원)만 5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과열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이 많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 랠리로 시총이 2017년 전고점 대비 무려 40% 이상 급증했지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당시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2021년 이익 전망치로 적용해도 이전 최고치보다 21%나 낮다" 며 "현재 삼성전자 시총은 합리화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목해야 할 것은 삼성전자 매출"이라며 "삼성전자 이익은 급증했지만 매출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7년이나 정체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년 만에 매출액 추정치가 상승하고 있다"며 "이익률만 급등했던 2018년의 59조원과 매출이 뒷받침되는 2022년 58조원은 비슷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함에 따라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고 있지만, 성급한 차익 실현보다는 매수와 보유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며 "언택트 수요에서 유발된 메모리 반도체 빅사이클 수준과 기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나오지 않은 등 아직 지켜볼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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