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경기 과천시에 위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시작된 대한체육회장 후보자 등록이 29일 오후 6시에 마감됐다. 그 결과 이기흥 회장, 강신욱 교수, 유준상 회장, 이종걸 의장이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기흥 회장은 제40대 대한체육회장으로 2012 런던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과 대한카누연맹 회장, 대한수영연맹 회장, 세계수영연맹 집행위원 등을 역임했다.
강신욱 교수는 단국대 스포츠과학대학 국제스포츠학부에 재직 중이며 대한체육회 이사, 한국체육학회 회장, 체육시민연대공동대표, 전농여중·용산고 하키부 감독 등을 역임했다.
이종걸 의장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으로 대한농구협회장과 16~20대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23일에는 6명이 출마를 예고했다. 당시에는 후보자 등록을 마친 이기흥 회장, 강신욱 교수, 유준상 회장과 장영달 우석대학교 명예총장(72), 윤강로 국제스포츠연구원장(64), 문대성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집행위원(44)이 '체육 대통령' 레이스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간이 흐르자, 이기흥 회장을 제외한 출마 예정자들이 반(反) 이기흥 동맹(단일화)을 외치기 시작했다. "표가 분산되면 이기흥 회장을 이기기 어렵다"는 예측에서다. 가장 먼저 문대성 위원이 장영달 총장을 지지했다.
그러나 장영달 총장은 갑작스럽게 이종걸 의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지난 28일 이종걸 의장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29일 이종걸 의장의 출마 선언은 단 하루 만에 번복됐다. 이종걸 의장 측 관계자는 "밤늦게까지 강신욱 교수와 대화를 나누었다. 체육계 개혁을 위해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로써 강신욱 교수는 이종걸 의장, 장영달 총장, 문대성 의원을 등에 업고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
그러나 유준상 회장, 윤강로 원장과 뒤늦게 출마를 선언했던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66)은 단일화에 합의하지 않았다.
잠잠했던 세 명 중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이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많은 고심 끝에 아쉬움은 있으나 출마를 접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윤강로 원장도 출마를 접었다.
유준상 회장은 마지막까지 단일화 합의 및 출마 결정을 미루다 오후 4시경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3파전(이기흥, 강신욱, 유준상)이 확실시됐다. 그러나, 복병이 등장했다. 강신욱 교수에게 지지를 보낸다던 이종걸 의장이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28일 출마를 선언했던 이종걸 의장은 29일 강신욱 교수를 지지하며 출마를 철회했고, 같은 날 또다시 지지를 철회하며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로써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진흙탕 속에서 4파전을 치르게 됐다. 후보 단일화는 산산이 조각났다. 이기흥 회장 진영에는 웃음꽃이 폈고, 반 이기흥 동맹을 구성하려던 후보들에게는 암운이 드리웠다.
이기흥 회장은 "체육인들의 자존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더 회장을 맡아야 한다고 결심했다. 체육인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했고, 강신욱 교수는 "체육계의 부조리와 문제를 외부 인사가 아닌 체육인이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나섰다"고 주장했다.
유준상 회장은 "체육회장은 도덕성과 체육계를 이끌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고 체육인들의 요구에 대응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고, 이종걸 의장은 "그간의 모든 경험을 쏟아부어 체육계를 확실히 개혁하겠다. 정부와 여당을 아는 사람으로서 정부의 지원을 간절하게 호소해 체육인들의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능력을 발휘하겠다"고 주장했다.
등록을 마친 네 명의 후보자는 7000만원의 기탁금을 내야 한다. 기탁금은 득표율 20%가 넘으면 돌려받을 수 있다.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일은 내년 1월 18일이다. 선거운동은 30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19일간 할 수 있다. 투표권을 행사할 총선거인 수는 2180명이다. 이는 제40회(1405명)에 비해 775명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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