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난 심화에 '탈서울' 가속…경기 임대아파트로 몰리는 전세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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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12-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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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내년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 절반 수준으로 관측되면서 전세대란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서울 전세 수요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경기권으로 눈을 돌려 매매나 임대아파트로 들어가 '청약 스펙'을 쌓자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30일 직방에 따르면 내년 서울의 입주 물량은 2만7018가구로 나타났다. 올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 경기는 8만6648가구, 인천은 1만5327가구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입주물량은 올해 14만4586가구에서 내년 12만8993가구로 줄어든다.

직방은 올해 아파트 매매·전세시장의 강세 원인으로 금리 인하와 통화량 증가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을 꼽았다. 그러면서 내년 매매·전세시장도 대체로 불안한 모습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서울 전셋값 급등이 가시화하면서 탈서울화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감정원의 거주지별 아파트매매 거래현황을 살펴본 결과, 올해 1~9월 서울 거주자가 경기도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는 3만3695가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서울 거주자가 가장 많이 매입한 곳은 고양시로 나타났다. 서울 거주자의 연간 1~9월 고양시 아파트 매입한 건수는 평균 2202가구 수준이지만, 올해 1~9월에는 4246가구를 사들이면서 연평균보다 92.78% 상승했다.

남양주시 아파트 매입도 크게 증가했다. 서울 거주자들의 연간 1~9월 남양주 평균 아파트 매입 건수는 1659가구지만, 올해는 3436가구를 매입해 연 평균보다 107.07%가 상승했다.

김포시의 경우 서울 거주자들이 연간 1~9월 동안 평균 288가구를 매입했지만, 올해에는 2995가구를 사들여 연 평균보다 264.17% 늘어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외에도 올해 용인시에는 2920가구를 사들였고, 의정부도 2184건, 수원 1949건, 성남 1728가구를 매입했다.

이렇게 고양시와 남양주시에 서울 거주자들이 유독 몰린 이유는 고양선과 별내선, GTX-A, B 등의 교통호재가 있고 3기 신도시가 예정돼 있어 서울 거주자들의 아파트 매입이 활발한 탓으로 분석된다.

김포시의 경우 김포 골드라인을 이용하면 서울 여의도까지 이동이 수월한 데다가 6·17부동산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에서도 제외돼 서울 거주자들의 아파트 매입이 크게 늘어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의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전셋값과 매맷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고 보이는 만큼, 서울 거주자들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은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경기권 임대아파트로 돌리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 임대차2법 시행으로 전세난이 심화하고 경기권에 신도시 공급 대책이 줄줄이 예고되면서다. 장기간 안정적 주거가 가능한 아파트에서 차라리 오래 거주하며 청약 스펙을 쌓자는 움직임이다. 

지난 1일 청약을 마감한 HDC현대산업개발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인 '고척 아이파크' 2205가구에는 1만1510명이 신청해 평균 5.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지상 최고 45층 6개 동 1459가구 규모의 주상복합(MD) 단지와 지상 최고 35층 5개 동 746가구 규모의 아파트(RD)로 이뤄졌다.

입주자는 최대 8년까지 거주가 가능하며 입주 2년 후 재계약시 임대료 상승률이 5% 이내로 제한된다. 최초 임대료는 일반 청약은 시세의 95%, 특별공급은 85% 수준에 책정된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재당첨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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