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의 변신] "기름만 팔아선 안된다"...정유 4사 신사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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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0-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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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에너지 CIC 도입 '플랫폼' 사업 총력

  • 현대오일뱅크·GS칼텍스 '올레핀'으로 수익창출 꿈

  • 에쓰오일, 주유소 거점 '공유 플랫폼 서비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코로나19에 따른 정유업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손익분기점을 한참 밑도는 정제마진으로 인한 재무손실을 최소화하고, 신사업 진출을 통한 미래먹거리를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3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주력 자회사인 SK에너지는 플랫폼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정했다.

지난 9월 정관 개정으로 통신판매(중개),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신사업 진출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앞선 6월에는 주유, 차량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폰 앱 ‘머핀’을 선보였다.

이달 초에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사내독립기업(CIC, Company in Company) 체계를 도입했다.

'R&S'(정유와 시너지, Refinery&Synergy)와 'P&M'(플랫폼과 마케팅, Platform&Marketing)이 2개의 CIC가 꾸려졌는데, P&M이 주유소 부지 인프라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 확대·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SK에너지는 지난 6월 차량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폰 앱 ‘머핀’을 선보였다[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는 올레핀 사업에 진출한다. 올레핀은 플라스틱·합성고무·합성섬유 등 석유화학 제품의 필수적인 기초 원료 물질이다.

현대오일뱅크 자회사 현대케미칼의 올레핀 제조 공장(HPC, 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은 내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현재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약 50만㎡(15만 평) 부지에 공장이 건설 중이다.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HPC는 납사를 사용하는 기존 NCC(Naphtha Cracking Center) 대비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설비다.

현대오일뱅크는 상업가동 이후 제품 대부분을 해외에 판매해 연간 3조8000억원의 수출 증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연 6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는 2021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올레핀 생산시설을 통해 석유화학 부문을 확대할 전망이다. 연간 에틸렌 70만 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하는 시설로 2021년 상업가동이 목표다. 연간 4000억 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8월부터 공유 전기자전거 업체인 일레클과 제휴해 주유소를 거점으로 하는 공유 플랫폼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주유소 유휴 공간을 활용해 전기자전거 주차와 대여, 반납을 위한 일레클존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현대오일뱅크의 주요소 기반 로켓배송 거점 사업, GS칼텍스의 ‘카카오 T바이크’ 배터리 충전 사업 등 다양한 사업 다각화가 시도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가 단순히 사업 확대가 목표가 아닌 차세대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 하겠다는 전략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정유사업이 부진으로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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