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21년에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31일 발표한 '2021년 신년사'에서 "앞으로 국내경제가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고 물가상승률도 목표수준을 상당기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안정 상황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유입, 민간신용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만큼 금융안정 상황에 한층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누증, 실물경제와 자산가격 움직임 간 괴리, 한계기업 및 취약가구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을 면밀히 점검·분석하고, 위험 수준에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는 경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여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용안정을 한국은행 법적 책무로 명시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고용안정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운용시 마땅히 고용상황을 중요한 판단요인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상충 가능성이 있는 여러 목표를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경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국내외 연구결과 및 사례를 참고하는 한편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경청해 우리 여건에 맞는 최적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와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통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이들의 회복을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도록 선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급속한 경제환경의 변화로 정책수행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중앙은행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