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2020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2015년=100)로 전년 대비 0.5% 상승했다고 31일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2015년 0.7%, 2016년 1.0%, 2017년 1.9%, 2018년 1.5%, 2019년 0.4%, 올해 0.5%의 흐름을 보였다. 2년 연속 0%대를 기록한 것은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연간 소비자물가가 연간 기준으로 0%대를 기록한 시기는 앞서 저유가와 경기 부진이 겹쳤던 2015년(0.7%)과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을 포함해 모두 네 차례다.
올해 물가가 0%대를 기록한 것은 올해 역대 최장 장마와 태풍 등 기상 여건 악화와 기저 효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석유류 가격 하락과 무상 교육 등 정책 지원 영향 속에 코로나19까지 더해지며 상승률이 둔화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지난해부터 교육 분야의 정책적 지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통신비 지원 등 코로나19 관련된 각종 정책 지원으로 공공서비스의 가격 상승이 추가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안 심의관은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물가 상승 폭이 크게 제한되며 0.8%에 그쳤다"며 "볼링장·PC방 이용과 같은 외식 외 개인서비스 상승 폭도 1.5%로 제한이 됐다"고 설명했다.
외식 물가와 개인서비스를 합친 개인서비스 상승은 1.2%에 그쳤다. 이는 2012년(1.1%) 이후 최저다.
올해 근원물가도 낮은 수준이다. 계절적인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할 수 있는 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물가는 0.7% 올랐다. 1999년(0.3%)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전월(-0.1%)과 동일했다. 이는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한 것이다.
신선식품지수는 10.0%로 지난해 같은 달(13.1%)보다 오름세가 둔화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어개(생선·해산물), 신선채소, 신선과실 등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작성한 것이다.
물가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농축수산물(0.52%p), 개인서비스(0.39%p), 석유류 외 공업제품(0.24%p)과 집세(0.02%p)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석유류(-0.31%p)와 공공서비스(-0.27%p), 전기·수도·가스(-0.05%p)는 물가를 끌어내렸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1년 전에 비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가 4.4%로 가장 많이 올랐다. 반면 통신(-2.1%), 교육(-2.1%), 교통(-1.8%), 오락·문화(-1.0%) 등은 하락했다.
품목성질별로 세분화하면 전년 대비 상품은 0.9%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축산물(7.3%), 농산물(6.4%), 수산물(6.4%)이 모두 올라 전체적으로 6.7%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0.2% 떨어졌다. 가공식품(1.4%) 등이 상승하였으나 석유류(-7.3%), 출판물(-0.9%)이 하락한 영향이다. 전기·수도·가스는 도시가스 인하로 1.4% 하락했다.
서비스는 1년 전보다 0.3%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1.9% 하락했으나 개인서비스는 1.2%, 집세는 0.2% 각각 올랐다.
집세는 지난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연속 올랐다. 집세와 마찬가지로 전세도 12월까지 8개월째 오름세였고, 월세는 6월부터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연간으로 보면 집세는 2018년 0.6% 상승한 후 지난해 -0.1%로 낮아졌다가 올해 0.2%로 상승했다.
정부는 내년에 소비자물가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이동통신요금 지원, 고교 무상교육, 무상급식 조기 확대 등이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내년에는 점진적인 내수 회복과 정책적 하방 압력 완화 등의 영향으로 상승 폭이 올해보다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재부는 다만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움직임 등이 향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