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5대 그룹 수장이 새해 첫 인사를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10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코로나19 등 대내외 상황에 맞춰 ‘형식’보다는 ‘내용’을 강조하며, 그룹을 변화시킬 것을 약속했다. 올해 신년사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신사업으로의 전환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 등 큰 틀에서 공통점을 보였으나, 세부적인 지향점은 각 그룹 수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갈렸다.
신년사 대신 새해 업무 첫날부터 현장으로 향한 이 부회장은 경기 평택 반도체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해 반도체 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며 그 중요성을 그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이 부회장은 파운드리를 삼성전자의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를 통해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는 자신의 포부에 대한 실천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준법감시 틀 안에 있는, 최고 수준의 투명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 것을 책임지고 약속한다”며 이 같이 밝힌 바 있다.
또한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할 것도 당부했다. 그는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우리의 마음과 역량이 합쳐진다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회를 따로 열지 않고, 그 비용을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실천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올해 대면 신년회 예산을 결식 취약 계층 지원에 보태기로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기업의 핵심인 ‘고객’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미래 경쟁력도 그곳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우리가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를 넘어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마음속 열망을 찾아야 한다”는 말로 요약되는 4일 그의 신년사가 이를 방증한다.
이 밖에 다른 주요 기업의 수장과 최고경영자(CEO)들도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저마다의 경영철학을 신년사로 함축해 전달하며 구성원들과의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글로벌 모범시민 포스코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혁신과 성장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단절과 고립의 시대에도 한계와 경계를 뛰어넘는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해야 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올해 위기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자” △이성희 농협협동조합중앙회 “변화와 혁신으로 농업인과 고객의 신뢰를 쌓아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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