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117회기 의회 개원식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됐다. 이로 인해 한반도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전단 살포 행위 등을 금지하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남북 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미국 의회의 청문회 개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미국 외교가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북한 문제가 당분간 미국 의회에서 우선적으로 다뤄지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전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과 이란 문제도 있고, 북한이 최우선 외교 현안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의회 내 대북 정보 유입을 차단하는 한국의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미국) 의회에서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의회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확실치 않지만,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 내 인식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의회 하원 외교위원장인 그레고리 믹스 민주당 의원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위원회를 소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믹스 위원장은 미국의소리(VOA) 전화 인터뷰에서 대북전단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북한 내 정보 유입을 막는다는 비판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강력히 지지한다. (법안과 관련해) 위원회를 소집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모여서 대북전단법과 이것이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위원회는 이 법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모든 사실과 정보를 검토할 것이다. 우리는 이를 초당적 방식으로 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미국 의회 산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이달 대북전단 금지법 청문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공화당)은 제117대 미국 의회가 시작되면 한반도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위협과 한국민에 대한 위협의 직접적 영향 등을 주제로 청문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RFA에 보낸 성명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RFA는 “구체적으로 청문회 시기가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의회 내 각 위원회를 재구성하고 이달 말이나 2월 초가 유력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제117회기 미국 하원에는 앤디 김 민주당 의원(캘리포니아), 메릴린 스트릭랜드 민주당 의원(워싱턴), 미셸 박 스틸 공화당 의원(캘리포니아), 영 김 공화당 의원(캘리포니아) 등 역대 가장 많은 한국계 미국인 의원 4명이 동반 입성했다.
앞서 미국 의회 내에서는 한·미동맹 강화법 등 한·미동맹 강화와 관련된 법안 발의가 이뤄지는 등 한·미 관계 나아가 한반도를 향한 관심이 높아졌었다.
한편 미국 교민들은 미국 의회를 상대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에 대한 지지를 촉구해 눈길을 끈다. 교민단체 ‘4·27민’과 ‘평화 손잡기 미주위원회’는 이날 미국 연방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교민들은 미국 의원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 미국 의회와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비난하지 말고 지지함으로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며 남북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는 행동 중단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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