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5일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양형 기준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아동학대 대응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고 "아동학대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하기 위해 양형 기준 상향을 법원에 요청하고, 입양 절차 전반에 걸쳐 공적 책임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태어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양부모 손에 입양되고, 계속된 학대를 견디지 못해 세상을 떠난 '정인이' 사건이 낱낱이 밝혀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며 "짧았던 삶 내내 가정과 국가 그 어디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난 정인이를 생각하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정 총리는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가정이나 보육시설 등에서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찾아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의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위험에 처한 것은 아닌지,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내 자식처럼 살펴보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 절실한 때"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난해 7월, 아동·청소년 학대 방지 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라고 소개하며 "학대 우려가 큰 아이는 국가가 개입해서 즉시 분리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고 올해 3월 말부터 시행한다"고 언급했다.
정 총리는 "이렇게 분리된 피해 아동을 보호해 주는 시설과 쉼터도 꾸준히 확충해 나가고 있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수행하는 상담, 교육 및 치료 등의 지원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는 보호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 규정도 신설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아동학대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보완할 점이 아직 많다"며 "오늘 긴급하게 소집한 회의에서 그동안의 정부대책 추진상황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추가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끝으로 "다시는 정인이 사건과 같이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며 "우리 아이들이 학대로부터 벗어나, 안전하고 건강하게 커가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해 11월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인이 사건을 언급하며 "정부의 아동학대 종합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상의 전부인 엄마에게 아기가 받은 것은 학대였다"며 "정부가 아동의 보호자라 생각하고 아동의 눈높이로 세심히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