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은행 간 인수·합병(M&A)가 활발해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 및 경쟁 심화, 부실여신 증가에 따른 신용비용 급증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럽 은행권에서 370억 달러에 달하는 M&A가 성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규모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인테사산파올로(Intesa Sanpaolo)가 우비은행(UBI Banca) 인수에 필요한 지분
3분의 2를 확보하며 유럽 은행권에서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합병 딜을 완성했다.
미국에서는 PNC가 스페인의 BBVA 미국 부문을 116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116억달러 규모), 헌팅턴 뱅크셰어스는 TCF파이낸셜을 60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난해 미국 은행권의 M&A는 코로나19발 경기 부진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건수 자체는 줄었으나, 10월에만 11개 딜이 발표됐다.
이처럼 글로벌 은행 간 M&A가 활발해진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영향이 크다. 특히 유로존 은행들이 크게 고전하면서 M&A가 늘었다.
지난해 6월 기준 유로존 은행권 자산수익률(ROA)은 0.03%에 불과하다. 인구 대비 은행 또는 은행지점 수가 과도하게 많은 데다, 경쟁이 심화한 점은 수익성을 더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유로존 은행 절반 이상의 지난해 연간 ROE는 0.1%를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글로벌 금융사들의 M&A는 본격화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은행권 부실여신 및 신용비용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은행권 수익성 부진이 강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겹쳐 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나고, 신용비용·부실여신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은행산업 전반의 구조조정 필요성 및 전략적 인수 기회가 늘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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