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VE, 대한류 시대가 온다] ⑩ 언택트 꽃길 깐 건설사 로봇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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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1-01-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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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노하우 쌓으면 로봇이 분석한다...건설 전 공정에 투입되는 AI

  • 위험현장에 사람 대신 투입되는 로봇들..."로봇기술 선두주자가 일류 건설사 만든다"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일군 한국의 경제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의 성장률은 -1.1%로 잠정 집계됐다. OECD는 "한국은 효과적인 코로나19 방역조치로 OECD 회원국 중 성장률이 가장 작은 폭으로 감소했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원으로 소비가 살아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8%를 제시했다. 미국(3.2%), 일본(2.3%), 독일(2.8%), 프랑스(6%), 영국(4.2%) 등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치지만, 이들 국가의 고성장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3~11% 역성장한 데 대한 반동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방역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훌륭히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부터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19라는 환난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파고인 'K-WAVE'를 전 세계에 파급시킬 채비를 마쳤다.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 성장은 반도체, 스마트폰, 소재·부품·장비(소부장)라는 3대 효자 산업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미래 친환경 자동차인 수소차가 경제 성장의 새 원동력으로 합류한다. 조선, 건설기술도 경기가 풀리면서 반등할 전망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5G, 진단키트 등 한국이 전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과 게임, 영화, K-팝처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이크로FN+지급결제, MTS, 공정거래법+전자세정 등 한국의 앞선 디지털 환경도 널리 파급시킬 필요성이 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한국 경제의 주역들을 집중 조망하기 위해 'K-WAVE가 온다'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①반도체
②스마트폰
③수소차
④소재‧부품‧장비
⑤5G
⑥조선
⑦진단키트
⑧게임
⑨푸드
⑩건설기술
⑪마이크로FN+지급결제
⑫MTS
⑬공정거래법+전자세정
⑭영화
⑮K-POP
⑯전문가 인터뷰<끝>
 
 

[사진설명=건설기간 단축뿐 아니라 작업자들의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BIM 기술. 현대건설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BIM시연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저유가로 이중고에 시달렸다. 항공길이 막히고 주요 국가들이 봉쇄되면서 해외수주 환경이 여의치 않았고, 저유가 현상까지 겹치면서 준비중이던 중동사업도 줄줄이 좌초됐다.

건설사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다가올 언택트(비대면) 르네상스에 대비했다. 그 결과 위험한 건설현장에 투입할 로봇기술과 아파트에 IoT(사물인터넷)를 입힌 스마트홈 범위가 확대되는 전기를 맞았다. 대형 아파트 단지 안에서 입주자들의 편의를 높여주는 서비스 로봇도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로봇이 무거운 짐을 들어주고 배달음식을 안방까지 가져다주는 언택트 2.0 시대를 앞당긴 셈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노동집약적인 건설산업에 로봇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관련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장에 스마트 건설기술을 도입해 디지털 중심의 수행체계를 구축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수행했던 위험한 작업들을 로봇으로 대체하면 각종 안전사고 예방 및 품질향상, 공정 단축 등을 통해 훨씬 더 효율적으로 현장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의 스마트 건설기술은 크게 △빅데이터 △AI(인공지능) △BIM(건설정보모델링) △IoT △로보틱스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생성된다.

가령 드론을 이용해 건설부지의 항공측량을 자동으로 실시하고 IoT 센서를 건물이나 인력에 부착해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공사 관리용 정보로 활용하는 식이다. 굴삭기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작업 위치, 깊이, 기울기 등의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해 작업을 보조하게 하면 보다 정밀한 시공이 가능하다.

사람의 손과 팔만큼 정밀한 작업이 가능한 '다관절 산업용 로봇'도 공사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무인 순찰 로봇을 통해 건설 현장을 감독하고, 용접·페인팅 등 반복 작업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시공 작업용 로봇도 올해부터는 상용화될 예정이다. 

◆해외입찰서 작성부터 위험현장까지...건설 전 과정에 투입되는 로봇들

로봇기술을 선도하는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이 회사는 입찰·시공·운영 등 건설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등 대량의 데이터를 정제해 원가 경쟁력, 품질, 안전관리, 공정지연 방지 등 업무프로세스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도입해 분석 역량 강화에 집중한 덕분이다. 빅데이터 분석 능력은 특히 해외건설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축적된 해외건설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인공지능 기반의 해외 입찰 기술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다. 준공 후 발생하는 아파트 하자 및 민원사항에 대한 데이터를 사전에 파악해 CS부서에서 대처하게 하는 능력도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가능하다. 

건설현장의 안전사고에 대해 다양한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해 공사유형과 공정단계별로 어떤 유형의 사고 위험이 높은지를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예측하고 관리하는 알고리즘도 개발중이다. 재해예방을 위한 AI분석은 우리가 평소 보지 못했던 숨은 패턴들을 찾아내 사전 대응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올해는 현장의 공정관리, 품질관리 및 안전관리에 초점을 맞춰 건설업의 빅데이터가 실제로 활용되고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또 사무지원 부문에서도 국내·외 시장동향, 외환시장 마감 등 일 단위 반복 시행되는 주요 업무에 업무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을 적용해 1년만에 업무시간을 1000시간 단축했다. 

안전관리 역시 다양한 스마트기술을 활용한다. 현장 근로자들은 형식적인 집체교육 대신 VR(가상현실)을 통해 자신이 작업할 때 위험한 요인들을 미리 체험하고 작업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한다.

IoT 센서에 부착된 각종 안전 보호장구들은 작업자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경고를 알려 위험을 저감시킨다. 특히 현대건설 서부간선 지하도로 현장은 저전력 블루투스(BLE) 방식의 비콘 태그를 모든 작업자들에게 지급해 터널 내의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사고 발생시 신속한 사고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

스마트건설 혁신현장은 모든 설계를 BIM으로 수행해 시공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 한다. 드론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공사 진도율을 파악하고 통합된 플랫폼 속에서 공사정보를 관리해 나간다. 현장관리자들은 무거운 도면 및 검측장비 대신에 태블릿 PC를 통해 품질관리 및 시공관리를 수행한다. 설계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거나 변경해 시공 중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도 탁월하다. 운영 중에는 설비 교환 시기를 알려주거나 에너지 소비량이나 단열 성능을 높여 관리를 쉽게 돕는다.

실제 316개의 원형판이 뒤섞인 카타르 국립박물관 건설과 2만여 개의 비정형 아노다이징 외장 패널이 적용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LH신사옥 등 고난도의 프로젝트에 BIM을 본격적으로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크게 절감했다.

GS건설은 국내 최초로 4족 보행 로봇인 스팟 (SPOT)을 아파트 공사에 활용하고 있다. 스팟은 4족 보행로봇으로 장애물이나 험악한 지형에서도 달릴 수 있어 사람 대신 위험한 공사현장을 누비며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GS건설이 시공중인 성남 소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공사현장과 서울 소재의 한 공연장 신축현장에서는 가설공사 현황에 대해 스팟이 자율 보행으로 각종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GS건설이 기존에 활용하고 있는 스마트 건설 기술인 3차원 BIM 데이터와 통합해 후속 공사인 전기와 설비 공사와 간섭 여부 확인과 안전관리계획 수립에 활용된다. 

스팟이 수집한 정보는 아파트 입주 전 하자품질 검토에 활용되거나 인프라 교량공사 현장에서도 공정 및 품질 현황 검토에 활용된다. 스팟에 다양한 IoT센서를 장착하면 사람이 투입되기 힘든 위험구간의 유해가스 감지나 열화상 감지 등을 통한 건설현장 안전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율보행 로봇인 스팟의 건설현장 도입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빅데이터 구축, AI활용 영상분석, IoT센서, 증강현실 등의 기술을 건설현장에서 더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건축주택, 인프라, 플랜트를 포함한 전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건설기술 운용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로봇이 배달하고 아파트 안내한다...언택트 앞당긴 안내봇

사람을 대신해 아파트 단지를 소개하거나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 로봇, 배달기사를 대신해 현관 앞까지 배달음식을 배달해주는 로봇들은 이미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GS건설은 최근 모델하우스에 인공지능 로봇 안내원인 '자이봇'을 도입해 언택트 마케팅을 선도하고 있다. 자이봇은 LG전자의 '클로이'를 모델하우스 용으로 최적화해 제작한 것으로 국제로봇안전규격 'ISO 13482'를 준수한 자율주행 형태의 서비스 안내 로봇이다. 클로이는 공항 등 공공장소에 설치된 사례는 있으나 건설사 모델하우스 내에 설치된 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올해 자이봇을 더 확대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안내 업무와 지정된 구역 패트롤 등 기본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활용하고 있지만 추후 단지 내 커뮤니티 안내, 택배 배달, 쓰레기 분리수거, 소독 등과 같은 고객편의를 극대화하는 영역까지 넓힐 예정이다

한화건설도 로봇 서비스를 위해 'FORENA(포레나) 배달로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실내 배달로봇 서비스는 공동현관까지 배달된 음식을 로봇에 전달하면, 자율주행기능을 통해 주문 세대로 전달해 준다. 배달로봇은 무선으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층을 선택하며, 사전에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동동선을 결정한다. 음식이 도착하면 주문자에게 휴대전화로 알려준다. 이를 위해 한화건설은 아파트도 턱의 단차를 없애고, 모든 여닫이 문을 자동문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래미안 단지에 커뮤니티시설 안내와 예약 등을 도와주는 로봇을 개발중이다. 로봇은 자율주행과 음성인식 등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탑재했으며, 커뮤니티시설 내부를 돌아다니며 시설 안내와 예약을 지원할 예정이다. 커뮤니티 로봇은 음성인식 디스플레이 기능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입주민들의 커뮤니티시설 이용을 돕고 가벼운 짐도 나를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건설기술을 통한 생산성 및 품질 향상, 디지털 전환을 통한 수행체계 및 작업환경의 변화가 건설업계의 큰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미래 로봇 트렌드 변화를 선점하는 건설사가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GS건설이 큐픽스와 협력해 국내 최초로 건설현장에 도입한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GS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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