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8차 당대회 집행부 29명 교체…金 '경제실패', 당 세대교체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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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1-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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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차 당대회 집행부 74.4% 대거 교체

  • 김여정·조용원·박정남·김일철 등 포함돼

  • 대부분 김정은式 성과주의 승진 인사들

  • 당 대표자 구성 군부↓경제·핵심당원 ↑

  • 김정은 집권10년 당 세대교체 규모 주목

5일 북한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집행부 인사가 5년 만에 대거 물갈이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공식집권 10년 차에 노동당 인사의 세대교체가 확실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에 따르면 전날 시작된 노동당 제8차 대회의 집행부 인사는 제7차 당 대회와 비교해 70% 이상이 교체됐다.

당 대회 집행부 전체 인원은 김 위원장을 포함해 최룡해·리병철·김덕훈·박봉주·박정천·김재룡·리일환·최휘·박태덕·김영철·최부일·김수길·태형철·오수용·김형준·허철만·박명순·조용원·김여정·김정관·정경택·김일철·임철웅·리룡남·김영환·박정남·양승호·리주오·동정호·고인호·김형식·최상건·오일정·김용수·리상원·리영길·김명길·강윤석 등 총 39명으로 유지했다.

그러나 기존의 제7차 당 대회 집행부 인사 10명을 제외한 29명(74.4%)이 모두 새로운 인사로 바뀌었다. 특히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집행부 명단에 포함됐다.

제7차 당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집행부 자리를 지킨 인사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최룡해·리병철·김덕훈·박봉주·리일환·김영철·최부일·오수용·최상건 등 10명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모두 직책이 변경돼 당 조직이 사실상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 대회 집행부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은 주로 김정은식 성과 위주의 승진 인사를 통해 세대 교체한 인물이다.

박정천 군 총참모장은 지난해 김 위원장의 무한한 신임을 받으며 초고속 승진한 인물로 유명하다. 박 총참모장은 지난해 5월 차수 계급장을 받았고, 같은 해 10월에는 태풍 피해 복구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원수 칭호를 부여받았다.

박정남 강원도 당 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추진 중인 지방자립체제의 선두주자로 평가된다. 지난 2019년에는 도당위원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수행담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열렸다고 6일 보도했다. 사진은 대회 참석자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개회사를 들으며 수첩에 받아적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경제·과학교육 부문 인사들도 대거 포함됐다. 김덕훈 내각 총리, 박봉주 당 부위원장, 김일철 등 내각 부총리 전원 그리고 최상건 당 과학교육부장 등도 집행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강윤석 중앙재판소장, 김명길 중앙검찰소장 등 사법기관 인사들도 명단에 포함됐다.

당 대회 집행부 인사 변동은 김 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경제난 해법을 모색하고, 규율 강화 등으로 사회기강을 다잡겠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당 정치국 회의 등을 통해 부정부패 척결에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지난달 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반동사상문화배결 법 제정을 의결하기도 했다.

전국 각 조직 당 대표자 구성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5년 전보다 군부 숫자가 줄었고, 행정·경제부문의 대표자 수가 크게 늘었다.

당·정치부문 대표자 수도 400명가량이 증가했고, 핵심당원 대표자 수는 600명 이상이 확대했다. 김 위원장이 제8차 당 대회를 경제난 극복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구체적으로 제7차 당 대회 때 719명에 달했던 군부 인사규모는 408명으로 절반가량이 감소했다. 반면 행정경제부문은 423명에서 801명으로 늘었고, 당·정치부문은 1545명에서 1959명으로, 핵심당원대표는 786명에서 1455명으로 증가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당 대회 개회사에서 경제성과 실패를 재차 인정하며 이번 대회를 통해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고 경험과 교훈, 범한 오류를 전면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총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열렸다고 6일 보도했다. 사진은 대회 참석자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개회사를 들으며 수첩에 받아적는 모습.[사진=조선중앙TV 캡처]


이와 관련 북한의 제8차 당 대회가 ‘경제회복’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당 대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당 인사 역시 경제관료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이번 당 대회에서 “경제 테크노크라트(관료)의 전진 배치가 예상된다”면서 “당 대회 결정 관철이라는 관점에서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 중심으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이 경제 문제에서 (자체적으로) 할 것이 별로 없다. 내부적으로 다잡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며 당 인사 역시 이와 연관돼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는 “김정은이 하려고 했던 사업은 (대북제재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대외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대미(對美) 강경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그는 “김정은이 조건부 대화 재개를 언급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조건이 매우 까다로울 것”이라며 “기존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더불어 다른 조건이 추가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협상을 원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미 군 당국 등에서 제기되는 북한 제8차 당 대회 열병식에 대해선 김 위원장의 생일인 오는 8일경에 이뤄질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열병식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 때보단 작은 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며 대내적으론 내부결속 강화, 대외적으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압박하는 효과를 의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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