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단행된 카드사 조직 개편에서는 디지털 금융 조직을 대폭 강화한 게 공통적으로 눈에 띈다.
신한카드는 데이터·디지털 기반의 3대 신사업을 전담하는 추진단을 본부급으로 신설했다. 사업 인허가 취득 및 플랫폼을 기획·개발·운영하는 조직은 부서급으로 승격시켰다.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대응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영업의 실행 조직은 전면 배치했다. 신한Pay마케팅팀과 D클럽파트, 디지털마케팅팀을 LI(라이프 인포메이션)그룹에서 페이플랫폼(Pay Platform)그룹으로 옮겨 디지털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오토영업팀과 하우징금융파트도 신설했다. 지난 몇 년간 크게 성장하고 있는 오토·금융사업본부의 전·후방 조직을 보강해 멀티파이낸스 사업의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연말 조직개편을 마친 하나카드도 디지털 부문을 2개 본부로 재편했으며, 애자일(Agile) 조직도 올해 첫 도입했다. 애자일은 날렵하고 민첩하다는 의미로, ‘애자일 조직’은 각 조직간 경계를 허물어 업무 능률과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을 뜻한다.
하나카드는 올해를 디지털 페이먼트사 전환의 원년으로 삼은 만큼, 애자일 조직을 통해 플랫폼 제휴 및 투자 확대, 타업종 데이터 결합을 통한 수익형 데이터 유통사업 진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2월 말 디지털·빅데이터 강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마쳤다. 삼성카드의 경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조직도 신설했다. 카드업계에 ESG 관련 조직이 신설된 것은 신한카드 이후 두 번째다. ESG 부서는 ESG 채권 발행, 중소상공인 경영 지원 등의 업무를 중점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디지털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한 데는 빅테크 업체들의 결제시장 진출로 업권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디지털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마이데이터 사업, 오픈뱅킹 등 금융사 간 디지털 플랫폼 경쟁도 예고돼 있어 플랫폼 사업 강화가 필수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마이데이터 등 디지털 관련 신사업 진행이 예정돼 있어 빅테크와의 플랫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조직체계부터 바꿔야 한다”며 “치열해지는 영업환경에서 디지털 혁신은 필수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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