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제약·바이오의 미래 ②] 바이오시밀러가 밀고 진단키트가 띄운 K바이오, 후속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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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1-0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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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진단키트 지난해 수출액 2조5천억원 추산

  • 백신 보급 본격화로 '진단키트 호황' 끝 보여

  • 코로나 백신 활용 mRNA…'암 치료제 개발 열쇠'

지난해는 국내 산업계 외곽에 있던 바이오 업계가 산업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해였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와 코로나19 진단키트라는 날개를 달고 바이오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K-바이오'로 각광을 받았다. 관세청은 지난해 국내 진단키트 업체의 수출 실적을 2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화이자·모더나 등을 필두로 코로나19 백신이 속속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국내 바이오 업계 호황의 끝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K-바이오'가 코로나 이후 시대 세계 바이오 시장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금부터 신성장 동력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 강남구 진원생명과학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국내 바이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화이자·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서 활용된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mRNA란, 쉽게 말해 DNA와 단백질의 중간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이다.

mRNA 기술이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단백질 기반 치료제와는 달리 mRNA가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겨냥해 작용할 수 있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이 결핍되거나 이상이 생기면, mRNA를 환자 세포에 직접 투여해 정상 단백질을 생성, 단백질 결핍으로 발생하는 질병을 치료하거나 감염원에 대항하는 항체를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mRNA 치료제·백신의 원리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경우도 세포 수용체에 결합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단백질 부분을 백신의 mRNA 코드로 코딩해 세포에 침투하는 원리가 적용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안전성을 이유로 mRNA 치료제·백신 개발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서 화이자·모더나 등의 글로벌 제약사가 mRNA 백신을 임상적으로 입증하고, 개발하는 데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소 해소될 수 있었다.

향후 mRNA 기반 치료제·백신 개발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인류의 숙원'으로 불리는 '암 치료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mRNA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지만, 당초 mRNA는 암 치료 개발을 위해 사용된 기술이었다.

'암 면역 백신'이 mRNA 기반 치료법을 적용한 대표적인 예다. mRNA 기반 암 백신 치료제는 세포에 특정 항원을 발현시켜 개인 맞춤형 항암백신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밖에도 기존 단백질 기반 치료제에서 불가능했던 많은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 시장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철 전남대 석좌교수(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장)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제일 획기적 사건은 mRNA 백신이 세계 최초로 등장한 것"이라며 "mRNA 치료제·백신은 안전성 문제로 학계에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번 성공을 계기로 활성화될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mRNA는 향후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mRNA가 암 치료제뿐 아니라 모든 질환 치료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mRNA 기반 제품개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혁신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mRNA 합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합성이 문제가 아니라 제제화·안정화 기술이 동반돼야 한다"며 "수많은 임상 케이스들이 제제화 혹은 완제품까지의 안정화 등 극복해야할 일이 많아 정부의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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