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코로나19 백신 유통으로 의약품 물류 확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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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1-0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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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가 수년간 기회를 타진해 온 의약품 분야 물류 사업에서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았다. 정부가 다음달말 접종 시작을 목표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수송 및 유통 사업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수송·유통 과정에 저온을 유지해야 접종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제약사 생산시설에서 이를 국내에 들여와 의료기관에 보급하기까지 전과정에 '콜드체인'이 구축돼야 한다. 그 이력을 추적·관리할 물류 시스템도 필요하다.

삼성SDS는 '첼로'라는 물류 IT인프라 운영 플랫폼을 개발해 물류BPO 서비스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물류 측면에서 삼성SDS는 첼로 플랫폼의 창고관리시스템(WMS)과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연동한 창고 온·습도 관리, 운송관리시스템(TMS)과 IoT를 연동한 실시간 배송상황 관리 및 운송 관제, 이 모든 데이터를 활용한 물류 운영 전반의 효율화를 지원하는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자체 블록체인 '넥스레저'를 연동한 유통이력관리 실험을 진행 중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주 의약품 전문운송기업 용마로지스, 콜드체인 물류기업 한국초저온 등과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위한 모의테스트를 수행했다. 유통 과정에 센서 연동을 통한 백신의 적정 보관 온도 유지 여부와 배송추적시스템의 정상 작동 여부를 파악했다. 해외에서 들여온 백신을 차량으로 물류센터에 옮긴 다음 전국 백신 접종센터로 옮기는 과정을 점검한 것이다. 다음주 대한항공과 해외백신 운송을 위한 추가 테스트를 진행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삼성SDS 측은 해당 모의테스트의 배경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첼로 물류플랫폼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뿐아니라 전반적인 의약품 분야 유통관리 서비스에 대한 모의테스트를 진행한 것일 뿐"이라며 "코로나19 백신 수송·유통 사업이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고 지켜봐야 하는 단계"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수송 및 유통 사업 발주에 대비해 입찰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사진=삼성SDS 물류플랫폼 '첼로'에 IoT센서를 적용해 창고의 실시간 온도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SDS 발간 백서]


사실 삼성SDS는 수년 전부터 백신처럼 콜드체인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물류 운영 시스템 및 기술 수요를 발굴하는 데 각별히 관심을 쏟아 왔다. 시간을 거슬러 짚어 보면 못해도 2년 반 전부터 바이오의약품을 다루는 물류 서비스 제공 사업 기회를 타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일례로 삼성SDS는 회사의 물류 사업 개발 및 프로세스 컨설팅 전문가가 작성한 지난 2018년 7월 발간 백서를 통해 백신과 같은 고수준 물류 역량을 필요로 하는 바이오의약품 물류 서비스의 특징과 이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물류 IT 솔루션을 제시했다. 백서는 바이오의약품 보관·운송 과정은 안전성 확보를 위한 특수 포장과 규정 준수가 요구돼 까다롭고, 정확한 온·습도 제어와 이를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삼성SDS의 물류 전문가는 이 백서를 통해 "바이오의약품을 운송할 수 있는 인프라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직접 갖추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물류 전문 기업을 통해 서비스를 받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삼성SDS는 기존 보유하고 있는 물류 인프라 및 글로벌 네트워크와 WMS, TMS와 같은 물류 프로세스 특화 솔루션, 그리고 IoT를 결합해 바이오의약품 운송을 위한 니즈를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후 삼성SDS는 첼로 물류 시스템에 IoT뿐아니라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넥스레저'를 접목하는 시나리오를 구체화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의 위·변조 방지를 보장하고 여러 이해관계자가 함께 이력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서비스에 유용하다. 특히 보관 상태에 민감하고 저장 기간이 수일 단위에 불과한 바이오의약품 관련 물류 사업에서 배송 용기·차량과 창고의 온·습도 및 운송경로 등 주요 유통이력 추적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SDS 물류 플랫폼 '첼로'를 활용한 실시간 운송 모니터링 시스템 개념도. [사진=삼성SDS 발간 백서]


실제로 삼성SDS는 작년부터 한국바이오협회의 일부 회원사들과 함께 추진한 '블록체인 플랫폼 기반 의약품 유통이력추적 서비스'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작년 3월말 모집한 제약사·도매상·약국·병원 등 시범사업 참여자들과 11월부터 파일럿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3~6개월간 의약품 제품별 이력관리, 실시간 유통이력 추적, 자동보고기능 구현을 위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올해 6월부터 국내외 규제준수, 의약품 진위 검증 등 서비스를 추가해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사업을 맡은 이은영 삼성SDS 수석연구원은 작년 9월 이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블록체인은 다수의 참여자간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블록체인 기반 선택적 유통이력 공유를 통해, 의약품 유통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이 블록체인 기반 의약품 유통 이력추적 서비스 시범사업과 지난주 용마로지스, 한국초저온 등과 수행한 모의테스트는 별개로 수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모의테스트에서도 의약품의 실시간 온도 확인과 이력정보 관리를 위해 '첼로' 플랫폼에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연동하고 IoT 센서를 활용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작년 10월말 공시에 따르면 삼성SDS의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1.7% 증가한 2조9682억원이었다. 이가운데 전년동기 대비 27.2% 증가한 매출 1조6335억원을 기록한 물류BPO 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당시 회사는 물류 분야에서 하이테크, 부품, 이커머스 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블록체인 유통이력관리서비스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유통 사업과 같은 기회는 삼성SDS 물류 실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수 있다.
 

[사진=삼성SD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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