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청해부대가 지난해 12월 초 이란이 한국 선박을 나포하려는 첩보를 입수하고 호르무즈해협에 급파됐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8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청해부대 33진 최영함(4400t급)은 지난해 12월 이란이 우리 선박을 나포하려는 시도에 대비해 호르무즈해협으로 이동, 수일간 현지 동향을 살폈다.
외교부는 페르시아만에 인접한 5개국 소재 공관에 공문을 보내 이란의 선박 억류 가능성에 대한 조사와 모니터링을 지시했다. 당시 공문에는 ‘이란 정부나 준정부기관 또는 정부지원단체가 호르무즈해협을 오가는 우리 유조선을 나포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해부대의 작전활동에 대해 세부적으로 확인해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날 오전 10시께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며, "이 조치는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발표했다.
선박은 이날 메탄올 5000t, 메틸 메타크릴레이트 1200t, N-뷰틸 아크릴레이트 1000t 등 총 3종의 화학물질 7200t을 싣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이에서 UAE 후자이라로 향하고 있었다. 나포 당시 '한국케미호'에는 선장을 비롯한 한국인 5명,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베트남인 2명 등 총 20명의 선원이 승선했다.
이란의 외국국적 선박 나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억류한 후 65일 만에 출항을 허가한 바 있다. 당시 이란은 영국 유조선이 이란 어선과 충돌한 뒤 정지하라는 신호를 무시하고 달아나 국제 해운법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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