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판교점, 코로나 뚫고 최단기간 ‘연매출 1조 점포’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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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1-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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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매출 1조 74억 달성…개점 5년 4개월만

  • "명품 보강·전층 리뉴얼로 성장세 이어갈 것"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오픈 5년 4개월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백화점 중 최단 기간 1조원 달성이며, 서울·부산 이외의 지역에서 첫 '1조 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11일 판교점이 지난해(1월~12월) 누적 매출 1조 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매출(9200억원)보다 9.4% 신장한 수치다. 

개점 첫해 4개월만에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한 후 매년 5~10%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7250억원)과 비교하면 4년만에 매출이 40% 가까이 급증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현대백화점 15개 점포 중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한 점포는 판교점과 압구정본점(전년대비 3.5% 신장) 두 곳에 불과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 등 어려운 영업 환경에서도 판교점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그간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 판교점에는 지난해만 2600만명의 고객이 찾았다. 이는 지난해 현대백화점 15개 전 점포의 평균 방문객인 1000만명을 2.5배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의 인기 비결로 △국내 백화점 최고 수준의 MD 경쟁력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과 문화 경험 제공 △구매력 있는 핵심 고객층 보유 및 광역 상권 고객 증가 △지역 상권과의 동반성장 노력 등을 꼽았다.

판교점은 2015년 오픈 이후 루이비통을 비롯해 까르띠에·티파니·불가리·피아제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연이어 입점시키며 서울 강남 백화점에 버금가는 명품 라인업을 갖췄다. 축구장 두 배 크기인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관(1만3860㎡·4192평)도 한몫했다. 판교점에는 백화점 업계에서 가장 많은 130여 국내외 맛집과 식음료(F&B) 매장이 입점해 있다.

체험형 쇼핑·문화 콘텐츠를 선보인 것도 주효했다. 판교점은 '경험을 팔아라'를 콘셉트로 해 단순히 상품 판매 공간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 경쟁력인 체험을 무기로 차별화를 꾀했다.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운영 중인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이 대표적이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의류 매장 40~50개를 입점시킬 수 있는 공간(2736㎡·830평)을 2개의 전시실과 그림책 6500권으로 채웠다. 2015년 오픈 이후 지난해까지 약 75만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판교점 대표 명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되고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의 경험을 확장시킨 게 고객 유입과 매출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핵심 상권의 구매력 있는 고객층과 함께 광역 상권의 고객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판교점 매출 1조 돌파의 원동력이다. 판교점이 위치한 경기 분당·판교 지역은 소득 수준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트렌드에도 민감해 '제2의 강남'으로 불린다. 때문에 판교점의 VIP 고객 수는 지난해 서울 강남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10㎞ 이상 떨어진 용인·안양·수원(광교)·여주 등 광역 상권에서 판교점을 찾는 원정 고객도 매년 늘고 있다. 광역 상권 매출 비중도 오픈 첫 해인 2015년 38.6%에서 지난해 55.3%로 늘어났다. 이는 현대백화점 15개 전점 평균 광역 상권 매출 비중(30%)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현대백화점은 여세를 몰아 판교점을 '대한민국 대표 백화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명품 브랜드 추가 유치와 전층 리뉴얼을 진행한다. 

올 하반기 이후 판교점에 프랑스 주얼리 '부쉐론',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 등 10여 개의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의 경우 내년 오픈을 목표로 이르면 올 하반기에 착공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명품 시계 ‘롤렉스’도 입점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점은 전층에 대한 리뉴얼 작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먼저 올해 안에 영앤 리치(젊은 부유층)를 겨냥한 '2030 고객 전용 VIP 라운지'와 럭셔리 남성 전문관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내년 이후 지하 1층 식품관과 1층 화장품 매장 리뉴얼을 추진할 예정이며, 럭셔리 슈즈 전문관(슈 라이브러리), 아동 전문관(키즈 파크) 등 다양한 전문관도 새롭게 꾸며 나간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주변 상권 개발도 예정돼 있는 만큼 잠재 고객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판교점과 직선 3㎞ 내에 위치한 제2테크노밸리에 기업들의 입주가 올해 본격화되는 데다, 제3테크노밸리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주변 신규 아파트 입주도 5700세대가 예정돼 있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명품 핵심 브랜드 유치 등 초럭셔리 전략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해 판교점을 수도권을 넘어 대한민국 넘버원 '쇼핑 랜드마크'로 키워나갈 방침"이라며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 다른 백화점도 고객의 생활에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메가 라이프 플랫폼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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