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택배 짐칸에 강아지 둔 주인 응원한 누리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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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1-01-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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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북극발 한파가 몰아친 올 겨울, 택배 짐칸에 강아지를 방치해 동물학대 비난을 받았던 택배기사 A씨의 숨겨진 사연이 뒤늦게 공개돼 누리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배기사가 강아지를 학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공분을 샀다.

글쓴이는 "점심시간에 항상 저렇게 혼자 있고 저녁에 퇴근길에도 보는데 늘 짐칸에 있다"며 "추우니까 옷이라도 입혀야 되지 않을까요?라고 여쭤보니 '옷을 답답해한다'고 귀찮다는 식으로 대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쁜 건 이해하지만 택배 물건들이 넘어질 수도 있고, 강아지를 누가 데려갈 수도 있고 조수석에 둬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글은 빠르게 퍼져나가며 큰 비난을 샀다.

그러나 문제의 택배기사 A씨가 배송을 담당하는 동네 주민들이 동물학대 논란을 반박하고 나섰다.

한 주민은 "XX동 택배기사님 강아지 맞죠? 강아지 집에서 짖으니까 주위 민폐에, 목이 쉬어서 애가 아프다고 데리고 다닌 지 수개월째다. 자식처럼 아끼는 강아지인데 무슨 근거로 학대라고 하시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 다니실 때만 짐칸에 두는 거고 동네 아주머니들 아이들 지나갈 때 자주 보고 좋아하는 강아지다. 열심히 사는 분께 오지랖으로 상처 주지 마세요"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은 "미용 잘 된 몰티즈인데요? 겨울은 몰티즈들 미용 안해서 다 꼬질꼬질해요. 조수석에 태웠다가 짐 하차할 때 짐칸에 두는 걸 거예요. 걱정되면 기사님한테 여쭤보세요"라고 지적했다.

일부 주민들은 택배기사 A씨와의 친분을 공개하며 글쓴이가 택배 문제로 다툼을 벌인 뒤 의도적으로 동물학대 의심 글을 작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택배기사 A씨도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지난 2013년 집 앞 주차장 화단에서 온몸이 골절된 채 버려진 강아지 '경태'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A씨의 보살핌으로 경태는 심장사상충과 피부병 치료를 받은 뒤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A씨가 업무 특성상 경태를 곁에서 돌보기 힘들었고, 경태는 종일 아무것도 안 먹고 짖고 울기만 했다고 한다. A씨는 조수석에서도 불안해 하는 경태를 위해 택배 배달을 할 때만 짐칸에 머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고객님께서 걱정하시고 염려하시는 부분이 어떤 마음이신지 충분히 이해한다"며 "걱정하는 부분을 조금만 지켜봐달라. 차후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고치겠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역시 사람 사정은 다 들어봐야 안다", "기사님 진짜 힘드시겠다", "착한 기사님 고생하시네요", "기사님에게 힘내라고 한마디씩 부탁합니다"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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