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에 사망까지" 中 ‘과로사회’ 논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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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1-1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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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둬둬 직원 과로사 열흘만에 자살... 높은 업무강도 재조명

  • 빠른 성장 거둔 업계서 과로 논란 이어져... "대책 마련 시급"

[사진=핀둬둬]

“또 한명의 용사가 쓰러졌다.”

최근 중국 온라인을 달군 동영상 제목이다. 중국 3위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의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의 영상이다. 악명높은 업무 강도를 자랑하는 핀둬둬에서 최근 열흘 사이 발생한 두 번째 사망사고다. 중국에선 IT업계 종사자들의 업무 스트레스 호소와 배달원들의 과로사 등 장시간 노동에 따른 폐해가 잇따르면서 과로사회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핀둬둬, 퇴근길 돌연사에 자살까지... 열흘만에 직원 사망 사고만 두 건
중국 다수 매체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의 직원 탄 씨가 지난 8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7월 핀둬둬에 입사해 연말까지 인턴직으로 일하다가 새해 이제 막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이었다.

그는 사망 전날 휴가를 내고 고향인 창사로 돌아간 뒤 가족들과 하룻밤을 보낸 뒤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아직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가 사망하기 열흘 전 핀둬둬의 또 다른 직원인 장 씨가 과로로 사망한 점을 미뤄 봤을 때 그의 사망도 핀둬둬의 악명 높은 업무 강도 때문이라는 추측이 잇따르고 있다.

장 씨는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새벽 1시 반까지 잔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사망했다. 야근으로 인한 과로가 그의 주요 사망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장 씨는 그간 하루 12시간 동안 이어지는 업무에 시달려왔다. 그가 근무하던 식재료 구매플랫폼 부서는 최근 핀둬둬가 새롭게 론칭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추가 업무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핀둬둬 측은 그의 과로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실 핀둬둬는 최근 중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자랑하는 IT기업 중 하나다. 나스닥에 상장된 핀둬둬의 지난해 주가 상승폭은 370%에 달했고, 시가총액도 2217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따라 중국 누리꾼들은 핀둬둬의 빠른 성장이 젊은이들의 혹독한 노동의 대가였다고 비난하고 있다.

자신을 핀둬둬의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핀둬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업무를 한다"며 "가장 긴 연속 근무 시간은 최대 30시간에 달한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배달업계 업무강도도 만만찮아... "996·007 문화 뿌리 뽑아야"
핀둬둬 직원들의 잇단 죽음에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배달원들의 높은 업무 강도도 다시 주목됐다. 지난해 배달원들의 잇단 과로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사망한 43세 한 씨는 당일 오후 5시 34번째 배달 도중 기절한 뒤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누리꾼들은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도대체 몇 시부터 배달을 시작했길래 오후 5시에 34번째 배달을 한 것이냐”며 “9시부터 업무를 시작했다고 해도 1시간 5번의 배달을 한 꼴”이라고 높은 업무 강도를 비난했다.

잇단 과로로 인한 사망과 사고를 계기로 중국 사회에 만연한 ‘초과근무 사회’에 대한 논쟁도 재점화 됐다. 중국에서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996이 유행어가 된 지 오래다. 0시부터 0시까지 매주 7일을 근무한다는 007이라는 단어도 있다. 누리꾼들은 "이제는 996. 007문화를 뿌리뽑아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과로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각 기업들이 중국의 노동법을 지킬 수 있는 지침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 사회과학원 노동법 분야 전문가인 왕톈위 부연구원은 “중국 노동법 규정에 따라 중국의 하루 가능 초과 노동 시간은 3시간”이라며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제외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을 받거나 벌금형에 처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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