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혁신체계를 제안한 영국 경제학자 크리스토퍼 프리먼은 "혁신은 경기가 침체될 때 더 빨라진다. 강력한 기술이 변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예견했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기업과 사회에는 혁신의 기회다.
11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 2021'을 주관하는 CTA(전미 소비자기술협회)가 '디지털 헬스'와 '디지털 전환(DX)'을 올해 기업 활동의 핵심 화두로 꼽았다. 두 거대한 흐름에 맞춰 로봇&드론, 차세대 모빌리티, 5G, 스마트 시티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은 전 세계 경제 활동을 비대면 중심으로 바꿨다. 확산 이후 전자상거래는 8주 만에 과거 10년간 성장치를 넘어섰고, 원격의료는 15일 만에 10배 성장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은 과거 넷플릭스가 5000만 가입자를 달성하는 데 7년이 걸렸으나, 이제 디즈니 플러스가 다섯달 만에 그 수치를 채운다. 원격교육을 받는 학생 수는 2주 만에 2억5000만명을 넘어섰다.
레즐리 로울바우프 CTA 이사는 "스마트 기기, 비대면 1대1 의료 상담,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올해 디지털 헬스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용자의 몸에 부착해 24시간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디지털 헬스 기기 시장은 미국 기준 지난해 4000억원에서 올해 7000억원으로 73% 급성장한 데 이어, 2024년엔 1조4000억원까지 2배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헬스 기기의 종류도 스마트 워치에서 스마트 반지나 스마트 스티커 등으로 소형화될 전망이다. 로울바우프 이사는 "미래 디지털 헬스 혁신은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의료 로봇과 혼합현실(XR) 기술이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코닉 CTA 부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피트니스, 교육, 법조 등 세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눈에 띄게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코로나 확산 이후 미국 이용자의 오프라인 헬스장 이용 시간은 줄고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 '펠로톤' 등 디지털 피트니스 서비스 이용 시간이 30~35% 증가했다. 교육의 경우, 프랑스는 고등학교 이하(K-12)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교육 플랫폼 '마이 클래스 앳 홈'으로 전면 비대면 교육을 했고, 국내에서도 '온라인클래스', 'e학습터' 등을 활용한 비대면 교육이 확산됐다. 특히, 올해는 방역 로봇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이머, 아마존, LG전자 등 많은 기업이 단파장 자외선을 활용한 방역 로봇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CTA는 스마트 시티를 사람과 도시가 연결돼 새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스마트 시티가 현실화되면 이용자는 사물인터넷이나 스마트 키오스크 등에서 수집·분석된 데이터를 스마트폰을 포함한 스마트 기기로 확인한 후 도시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고 주변 환경을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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