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비사업 해제지역' 숨통 트이나...사업 재추진 요건 완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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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1-01-1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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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요건 충족해도 주거정비지수 걸리는 사업지 상당수"

  • "주민동의율, 노후도, 도로연장율, 세대밀도 등 완화 검토"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구역 [사진 = 연합뉴스]

갈현2구역 등 서울시내 176개 정비구역 해제지역이 사업 재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가 정비구역 재지정을 위해 충족해야 하는 요건을 일부 완화할지 검토해 보기로 하면서다. 해제지역이 정비구역으로 재지정되기 위해서는 노후도·세대밀도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런 요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그동안 꾸준했다.

갈현2구역 등은 앞서 노후도 요건 등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 공모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은평구에서만 8곳이 무더기 탈락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울시가 요건 완화를 검토해 보기로 한 것은 정부 기조 변화에 발맞추려는 의지로도 읽힌다. 최근 정부는 수요억제에서 공급확대로 주택정책 노선을 바꿨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서울지역 재개발 신규 구역지정은 0건에 불과하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연말까지 '정비사업 해제지역 실태조사'를 진행한 후, 사업 재추진 기준 완화를 검토해 보기로 가닥을 잡았다.

해제지역이 사업을 다시 추진하려면 법정 요건을 충족해야 할 뿐 아니라 주민동의율·노후도·도로연장률·세대밀도 등에 있어 일정 점수를 획득해야 하는데, 이런 요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그동안 많았다.

시는 우선 해제지역 현황을 들여다보고, 어떤 항목이 걸림돌로 작용하는지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정부·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서울시내 재개발구역 해제지역은 176곳에 달한다. 이 중 145곳(82%)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에 포진해 있다.

서울시는 이들 지역을 구제하기 위해 공공재개발 참여가 가능하도록 문호를 열었지만, 여전히 까다로운 요건을 맞추지 못해 해제지역 상태로 덩그러니 남아 있는 지역이 상당수다.

은평구에서만 녹번 2-1구역, 갈현 2구역, 수색동 289, 수색동 309-8, 증산동 205의 33, 불광동 329의 13, 불광동 346, 갈현동 12의 248 등 총 8곳이 공모에 지원했지만 탈락했다. 이 중 7곳은 노후도를 만족하지 못했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정비사업을 다시 추진하려면 법정 요건 외에 '주거정비지수'를 만족해야 하는데, 해제지역 중에서도 지수를 만족하지 못하는 구역이 상당수일 것"이라며 "과하다 싶으면 재검토를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정 요건은 △구역면적이 1만㎡ 이상 △노후 건축물 동수가 전체의 3분의2 이상 등이다. 주거정비지수는 주민동의율(40점)·노후도(30점)·도로연장률(15점)·세대밀도(15점) 등 4가지 항목으로 나뉘는데,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받아야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
 

2025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사진 = 서울시]

서울시가 기준 완화를 검토해 보겠다고 나선 것은 지난해 8월 강대호 서울시의원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내용을 일부 참고한 것이다.

당시 강 의원 등은 조례 개정안에서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선택조건'인 호수밀도, 노후·불량 건축물의 연면적 합계 기준 등을 일부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수밀도는 6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노후·불량 건축물 연면적 합계는 67%에서 57%로 조정하자는 것이다.

서울시는 해제지역 실태조사를 올해 말까지 진행한 후, 결과를 올해 말~내년 초 고시·공고되는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기본계획은 정비사업의 기본방향과 목표 등을 제시하는 종합계획으로, 시가 5년에 한 번 검토·10년에 한 번 재수립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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