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반(反)시장적 발상’이라는 비판에도 이익공유제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 기업을 옥죄는 반기업법 중 하나인 ‘유통산업발전법’도 2월 국회 내에 처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규제가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13일 이익공유제를 위한 ‘포스트 코로나 불평등 해소 및 재정 정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이익공유제 검토에 나선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코로나19로 인해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을 완화‧해소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코로나 이익공유제를 제안한다”며 “강제적인 수단보다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자발적인 참여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이익공유제는 전날 이낙연 대표가 화두로 던지면서 공론화됐다. 이 대표는 “우리는 재난지원금 등 각종 정책으로 코로나 양극화를 막고 있으나, (코로나) 이전으로의 격차를 돌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유럽에서는 호황 계층을 승자로 부르며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코로나로 많은 이득을 얻은 계층과 업종이 다른 한쪽에 이를 기여하도록 하는 것으로, 자발적으로 이익을 공유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과 대기업이나 금융사로부터 펀드 출자를 받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벌써부터 반도체·가전 활황을 누린 삼성과 SK, LG 같은 대기업과 카카오페이,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비대면 기업들이 대상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홍 정책위의장은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컸던 지난해 2분기를 보면 중소기업의 전년 대비 생산 감소 폭은 대기업의 2배 이상이었고, 국민소득의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을 보면 최상위인 4‧5분위의 소득 감소는 3.6~4.4%에 그친 반면, 최하위 20%인 1분위의 소득 감소는 17.2%에 달했다”며 “불평등 심화는 실업 확대에 따른 자산 가격 하락과 금융 불안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기업과 고소득층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정당한 방법으로 이윤을 창출한 기업과 국민들의 희생 강요를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안은 또 남아 있다.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대형쇼핑몰에 규제를 가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등이 그것인데, 이 중 2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가 유력한 법안은 유통산업발전법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대형마트나 준대규모점포(SSM)에 심야 영업 제한(0시~오전 10시)과 월 2회 의무휴업을 지정할 수 있다. 홍 정책위의장은 이 규제 대상에 복합쇼핑몰을 추가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복합쇼핑몰 외에 백화점과 면세점을 추가로 포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을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내 을지로위원회를 위주로 여러 그룹 내에서 입법 통과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유통산업발전법은 전통산업 등 피해가 큰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민생입법으로,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이익공유제 차원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무난하게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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