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재판 2차 변론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해 달라며 재정신청을 했다. 이는 국내 인터넷망제공사업자(ISP)가 해외 콘텐츠기업(CP)을 상대로 방통위에 중재를 요청한 첫 사례다.
재정신청 배경으로는 앞서 1년간 9번에 걸쳐 협상을 요청했으나, 넷플릭스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재정안을 마련하던 중 넷플릭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넷플릭스는 자사의 캐시서버를 비롯한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CA)' 서비스를 내세워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세계 여러 국가에서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조건으로 ISP와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고 말했다.
여기서 오픈 커넥트란 지난 2012년 넷플릭스가 구축, 소비자가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인터넷 비용을 지불하는 ISP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0월 말 열린 재판 첫 변론에서도 "CP가 별도의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고, 전송료는 지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망 사용료에는 접속료와 전송료가 모두 포함돼 넷플릭스가 이를 지급해야 한다는 SK브로드밴드 주장에 대해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자가 요청한 콘텐츠를 전송하는 것은 ISP의 업무인 만큼 SK브로드밴드가 전송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원고가 망 중립성의 원칙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ISP로서 이용자에게 이용료를 받고, CP에 망 사용료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재판부는 넷플릭스에 "원고에 따르면 망 중립성이란 합법적인 트래픽을 차단하거나 우선 처리하는 등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원칙"이라며 "이런 원칙과 망 사용료가 무료라는 주장의 상관관계를 정리해서 제출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는 페이스북과 망 사용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 외 다른 글로벌 CP들은 '망 무임승차'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송의 판례가 향후 ISP-CP 간 갈등이나 협상 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해외에서도 법원이 망 사용료를 '정당하고 일반적인 거래 행위'라고 판단한 뒤에 협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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