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탄소국경세 도입시 韓수출 기업 매년 6000억 추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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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1-01-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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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피스 "기후위기 대응 늦어지면 수출 산업 경쟁력 약화"

[사진=연합뉴스]

2023년 미국, 유럽연합(EU), 중국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면 우리나라 수출 주요 업종은 한 해에 약 60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지면 한국 경제의 근간인 수출 산업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13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에 의뢰한 '기후변화 규제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 EU, 중국 등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경우 국내 수출업종이 받게 될 파장을 분석했다.

탄소국경세는 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가 규제가 강한 국가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수출할 때 적용받게 되는 무역 관세다.

유럽연합은 오는 2023년 탄소국경세 도입을 예고했고,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역시 타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탄소 조정 비용 또는 할당을 설정해 자국 외 국가에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충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23년 탄소국경세가 도입되게 되면 한국은 미국, EU, 중국 등 3국에 수출하는 철강·석유·전지·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서만 한 해 약 5억3000만달러(약 6000억원)를 탄소국경세로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가 강화되는 2030년에는 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16억3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를 탄소국경세로 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 수출업종 전체로 보면, 2023년 탄소국경세로 2억5200만달러가 지출되고, 규제가 강화된 2030년에는 6억1900만달러를 지출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그린피스 제공]

미국을 대상으로 한 주요 수출업종(석유화학, 자동차, 전지, 가전, 통신, 컴퓨터)에서 2023년 예상되는 탄소국경세는 9300만달러다. 2030년에는 2억9600만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대미 수출에서는 석유화학 분야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이 분야는 2030년이 되면 현재 수출액의 5.1%에 해당하는 금액을 탄소국경세로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U를 대상으로 한 수출의 경우 철강은 전체 수출액의 10% 이상, 석유화학은 5% 이상을 탄소국경세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2018년 전 세계 주요 철강사의 영업이익률이 10%에 못 미치는 것을 고려하면 철강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이번에 조사한 수출 대상 권역 중 2023~2030년 사이 탄소국경세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지역이다. 2023년 주요 수출업종(석유화학, 반도체, 정밀기기, 컴퓨터, 통신)에 부과될 탄소국경세는 약 1억8600만달러다. 2030년에는 이보다 4배 가까이 치솟은 7억1400만달러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탄소국경세 외에도 최근 유럽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내연기관차의 판매 금지 조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주요 금융기관들이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를 중단하고 있는 점, RE100 등 기업들의 자율적인 재생에너지 캠페인이 늘어나고 있는 점 등에 기반해 앞으로 세계 경제의 규범이 기후변화 대응을 중심으로 개편될 것임을 시사했다.

보고서는 국내 산업이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확대를 통한 전력망 저탄소화 △그린수소·풍력발전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 △업종별 특성에 맞는 정보 공시 이니셔티브를 활용한 기후변화 대응 역량 내재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기후변화 대응은 선언 단계를 지나 수입품에 대한 탄소국경세, 내연기관차의 판매 금지 등 실질적인 제약이 적용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만들어야만 경제와 환경을 모두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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