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6억85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지난 2018년 10월(5억9500만원)부터 만 2년에 걸쳐 서서히 올랐던 집값이 한 달 새 껑충 뛴 셈이다.
이는 지난달 22일 정부가 경북대학교 대구캠퍼스 등 98만㎡ 부지에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산업·주거·문화 복합 인프라인 ‘도심융합특구’를 조성키로 한 데 따른 시장 움직임이다.
동대구역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그동안 상승장이었던 수성구 집값 상승장에 개발 호재가 기름을 부었다고 전했다.
수성구 만촌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서울 중심으로 외지인들 문의가 많았고, 대구 사람들도 바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매물이 다 들어갔다”며 “당장 돈이 급한 급매물만 소화된다”고 말했다.
신축 분양권 위주로 거래하는 B공인 대표도 “2년 일반과세 되기 전에 빨리 팔아야 해서 나온 매물가격에서 2억원 정도 더하면 최근 시세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대와 동대구역 사이에 있는 이안센트럴D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7억6800만원~7억93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호가는 9억원 초반대다.
다만, 개발 호재에 대한 민감도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광주의 경우 상무시민공원 일대 85㎡만 부지에 도심융합특구를 조성한다는 발표에도 아직 집값에 큰 영향이 없는 상태다.
상무지구는 큰 공원을 중심으로 상무역 역세권에 광주 2호선 연장선 호재와 학군, 공원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인 만큼 외지인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어 D공인 대표도 “갭 1억원 안팎으로 34평(전용 84㎡)을 매수할 수 있는 지역이어서 최근 갭투자 계약이 체결됐다. 정작 집주인은 큰 고민 없이 매물을 거두지 않고 팔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무금호4차로 예를 들면 전용 84㎡ 매매가격은 3억2000만원대에 전셋값이 2억6000만원이다. 최근 전셋값이 올라 갭은 더 줄어들 여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가 대형 개발 호재를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소홀했다고 지적하는 불만도 나온다.
동대구역 인근 E공인 대표는 “집값이 너무 오르고 매물이 다 들어가서 거래가 안 된다”며 “집값을 잡겠다더니 너무 대책이 없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광주 상무역 인근 F공인 대표도 “서울에서 매수 문의가 갑자기 워낙 많으니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매물을 점점 거두는 분위기”라며 “개발지역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면 뭐하냐”고 지적했다.
앞서 도심융합특구 발표 당시 광주시가 아파트를 제외한 사업부지 인근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데 따른 반응이다. 대구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지자체 관할”이라며 “정부는 도심융합특구 사업지구로 신청한 결과를 바탕으로 심사하고 발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전문가들은 도심융합특구 조성계획 발표 당시 지방 집값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부는 조만간 대전과 부산, 울산의 개발 입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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