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저축은행들의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86%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월보다 0.26%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로, 지난해 말(1.9%)보다는 소폭 줄었다.
지난해 1월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여왔던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지난해 8월 말 1.65%로 저점을 찍었다. 이후 8월을 기점으로 소폭 상승하는 듯했지만 2%의 벽을 넘지 못하고 현재 1.8%대에 머물러 있다.
새해 들어서도 대형 저축은행을 비롯한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가 잇따르고 있다.
신한저축은행 역시 지난 4일부터 12개월 이상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1.9%에서 1.8%로 0.1%포인트 인하했으며, KB저축은행은 12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1.7%에서 1.6%로, 24개월 이상 정기예금의 경우 기존 1.7%에서 1.6%로 0.1%포인트 인하 결정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저축은행들이 수신액을 끌어모으기 위해 연초부터 예금금리를 높이는 등 특판을 진행할 것으로 점쳐졌다. 올해부터 저축은행업계에 강화된 예대율 규제가 적용되는 탓에 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을 통한 수신액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예대율은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 비율로, 저축은행은 지난해 110%의 예대율 규제를 적용받았지만, 올해부터는 시중은행 수준인 100%를 맞춰야 한다. 대출을 100억원 실행하려면 100억원의 예수금을 보유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넘어오는 풍선효과로 대출액이 급증하면서 수신액 확대 필요성이 더 커졌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이 예상과는 달리 금리 인하에 나선 이유는 시중은행들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저축은행의 금리 매력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5대(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은행의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12개월 기준 0.45~0.9% 수준으로 1%가 채 안 된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보다는 절반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사실상 ‘제로 금리’에 수렴하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수신액이 대거 몰렸다. 금리 부담이 늘어난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예금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가 이어진 탓에 저축은행의 금리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금리를 낮춰도 꾸준히 수신액이 유입되고 있다”며 “안정투자 성향이 강한 고객들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예대율 규제 준수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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