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디지털 경제에서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플랫폼분야에 법집행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ICT전담팀 세부 분과를 신설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ICT전담팀 분과는 기존 '플랫폼, 모바일, 지식재산권, 반도체'에서 '앱마켓, O2O플랫폼, 지식재산권, 반도체'로 개편됐다.
모바일 생태계 지키고, 비대면 경제 질서 잡는다
먼저 모바일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인 앱마켓 분과를 신설했다. 앱마켓 분과의 중점 감시 대상은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OS)의 출현을 방해해 이와 연관된 앱마켓 시장과 기타 스마트기기 시장의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다.또 앱 개발자가 경쟁 앱마켓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멀티호밍(다수의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 차단 행위, 특정 결제 수단 등 연관 서비스 이용을 강제하는 행위도 상세히 들여다본다.
아울러 비대면 경제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며 국민 생활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분과를 신설했다.
O2O 플랫폼에서 자사에 가장 저럼한 가격을 책정하게 하거나, 유리한 거래조건을 적용해 상품·서비스를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다.
플랫폼 상위 노출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불명확한 광고 표시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 배달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 대상 불공정행위도 마찬가지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앱마켓에 관련해 들어온 신고 내용은 끼워팔기인데 수수료 인상도 염두한 것으로 안다"며 "O2O는 숙박앱과 배달앱, 온라인여행사(OTA) 분야"라고 말했다..
이번 ICT전담팀 조직 개편은 최근 공정위가 중점적으로 조사하는 분야 위주로 이뤄졌다. 송 국장은 "ICT감시분과를 운영할 때 조사하는 사안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자 팀을 만든 것"이라며 "조사하는 분과 위주로 운영하다가 어느 정도 일단락 되면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ICT전담팀에 있던 지식재산권, 반도체 분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운영된다. 경쟁사 신규 진입을 방해하는 지식재산권을 남용하는 행위와 반도체 시장의 조건부 리베이트 제공 등 경쟁제한행위에 대한 감시를 이어갈 방침이다.
ICT전담팀은 공정위 내부 직원 20명과 경제학·법학·전문기술 관련 ICT분야 외부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 조직이다. 올해는 분과별로 외부전문가 풀(Pool)을 확대해 ICT분야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작년 네이버 제재 완료...올해 구글 결론
ICT전담팀은 2019년 11월 ICT분야 사건 조사를 전담하는 '감시분과' 출범 후 지난해 2월 디지털 경제 관련 정책 이슈에 대응하는 '정책분과'를 추가로 구성해 운영 중이다.공정위는 ICT전담팀 감시 분과 운영을 통해 플랫폼, 모바일, 지식재산권 분야 총 7개 사건 조사를 완료했다.
대표적인 사건이 네이버다. 지난해 9월 네이버 부동산이 관련 경쟁사에 매물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와 지난해 10월 쇼핑 및 동영상 관련 검색 알고리즘 조정을 통해 자사 서비스를 우선 노출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약 27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11월에는 모바일 OS시장의 독과점 사업자인 구글이 새로운 OS 출현을 방해해 경쟁을 제한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완료하고 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했다.
이와 더불어 후속 혁신을 저해하는 지식재산권 남용 행위에 대한 조사와 시정도 이뤄냈다.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 기술 시장의 독과점 사업자인 GTT가 조선업체에 특허권과 기술지원 서비스를 끼워팔기한 행위를 조사해 시정명령과 125억원 규모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이밖에 주요 제약사가 특허쟁송절차를 부당하게 이용해 경쟁사업자의 저렴한 복제약 판매를 방해한 혐의, 디지털 오디오 기술 분야 표준필수특허를 보유한 사업자가 특허권을 남용해 실시료를 부당하게 징수한 혐의도 조사를 완료하고 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했다.
이처럼 굵직한 성과를 냈지만 ICT전담팀의 정규 조직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조직 문제에 신경쓰기 보다 성과에 집중하겠다는 것.
송 국장은 "TF 형식으로 1년 간 운영해보니 신축적이고 탄력적"이라며 "플랫폼 분야에서 일어나는 사안에 대해 시장감시국이 가진 테두리를 넘어 협업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이런 측면에서 계속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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