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이 지방정부의 극단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코로나19 방역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중국 지방정부에서 줄줄이 '전시상태'를 선언하며 코로나19 과잉 방역 논란이 나오는 가운데서다.
◆ 코로나19 재확산세에···지방정부 줄줄이 '전시상태' 돌입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세 속 올해 들어서만 벌써 중국내 허베이성 전체를 비롯해 헤이룽장성 헤이허시, 네이멍구 츠펑시, 산시성 윈청·진중시, 쓰촨성 청두시, 안후이성 허페이시, 베이징시 순이구, 산둥성 류청시 등이 줄줄이 전시상태에 돌입했다.
하지만 일부 지방정부에서 '전시상태'를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시상태는 군사용 언어다. 전쟁처럼 아주 심각하고 위급한 상황으로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야 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우한을 비롯한 후베이성에서 '전시상태'를 선언하면서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전시상태에 돌입하면 봉쇄령 등과 같은 인구 이동 제한, 전수검사 같은 조치가 뒤따른다.
하지만 전시상태를 선언한 지방정부 중에선 확진자가 1~2명 발생하거나, 아예 발생하지 않은 곳도 있다.
수도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는 허베이성의 경우, 스자좡·싱타이·랑팡에서 잇달아 확진자가 발생하자 허베이성 전체가 전시상태에 돌입했다. 인구·차량 이동이 제한돼 허베이성 주민 2200만명의 발이 묶였다. 이로 인해 허베이성 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다른 지역 주민들의 경제활동도 지장을 받고 있는 것.
◆ "확진자 '0'인데도 전시상태" 中관영언론, "업무태만·형식주의" 쓴소리
이와 관련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6일자 평론에서 "전시상태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평론은 "코로나19 방역은 과학적이고 맞춤형으로 이뤄져야지, 중포로 모기를 잡거나(과잉대처), 빗자루로 늑대를 잡아서는(소극대처) 안 된다"고 꼬집었다.
평론은 "전시상태를 남용하면 불필요한 공포심을 조장해 유언비어가 퍼지고 사재기 등 현상이 나타나 사회 질서가 흐뜨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히려 주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위기 대처에 무감각해진다"고도 우려했다.
일부 지방정부의 무능한 행정능력도 비판했다. 평론은 "코로나19 방역 능력과 방법이 부족해서 수시로 '전시상태'를 남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실사구시에 어긋난 형식주의로, 정부의 직무 태만"이라고 비판했다. 주민들의 정상적인 생활·경제활동에 지장을 줌으로써 코로나19 방역의 대국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1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7일 하루 중국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으로 허베이성 54명, 지린성 30명, 헤이룽장성 7명, 베이징 2명 등 확진자 93명이 나왔다.해외 유입 사례 16명을 더한 전체 확진자는 10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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