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입양 취소나 아이를 바꿀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대통령의 말씀 취지는 입양 활성화를 위해 입양제도를 보완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이른바 ‘입양 아동 교환’, ‘파양(罷養)’ 논란으로 번지자, 청와대가 진화에 나선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단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현재 입양 확정 전 양부모 동의 하에 관례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전위탁보호’ 제도 등을 보완하자는 취지의 말씀”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프랑스, 영국, 스웨덴에서는 법으로 사전위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아이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언급을 입양 특례법상 파양으로 오해한 보도들이 있는데, 아이를 파양시키자는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입양 전에 양부모의 동의 하에 사전위탁보호제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바로 입양을 허가하는 것이 아니라 입양 전에 6개월간 사전 위탁을 통한 아이와 예비부모의 친밀감과 양육 및 새로운 가족관계 형성 준비를 수시로 지원하고 점검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사전위탁보조제는 아이 입장에서 새 가정을 모니터링하는, 아이를 위한 제도”라면서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입양 특례법 개정을 통해 (사전위탁제도) 법제화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조만간 입양 특례법 개정에 대한 발표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께서는 무엇보다 아이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 “입양을 활성화하면서 불행한 사고를 막으려면 입양 과정에 대한 사전·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하고 아이를 입양하는 가정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두 가지 모두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16개월 여아 아동 학대 사망 사건’에 대한 재발방지책을 묻는 질문에 “입양 부모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엔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입양 자체는 위축시키지 않고 입양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그런 대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야권은 이를 두고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인이 사건 방지책은 결국 ‘교환 또는 반품’인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인권변호사였다는 대통령의 말씀 그 어디에도 공감과 인권, 인간의 존엄은 없었다”고 밝혔다.
입양한 딸을 키우는 같은 당 김미애 비상대책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양 아동이 시장에서 파는 인형도 아니고, 개나 고양이도 아니다. 개나 고양이에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입양 실무 매뉴얼이라도 확인해보고 말씀하라”고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나경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입양 아동을 마치 물건 취급하는 듯한 발언”이라며 해당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적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참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면서 “사건의 본질과 심각성을 직시해야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는 법인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입양이 무슨 홈쇼핑인가”라며 “입양아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입양 부모들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고, 대한민국의 인권을 봉건시대 수준으로 추락시킨 데 대해 지금` 당장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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