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명품 시장도 다르지 않다. 명품을 온라인에서 산다는 개념조차 익숙하지 않은데, 트렌비는 ‘샤넬, 구찌 당일배송’을 꺼내 들었다. 무엇이든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명품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듣기 위해 박경훈 트렌비 대표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ㅣ[젊으니, 트렌드③] MZ세대, 백화점 대신 앱으로 명품 산다ㅣ
“자체 물류센터를 한국, 미국, 영국, 독일에 운영 중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원래 소량으로 재고를 운용하지만, 큰 업체의 인기 제품 재고를 물류센터에 입점해 판매 중이다. 수요 예측 시스템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뒤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외국의 명품을 한국에 들여와 판매하지만, 향후에는 한국 제품도 해외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물류센터가 필요하다. 트렌비는 전 세계의 명품을 통해 세계를 연결하려고 한다.“
- 최근 온라인 명품 시장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
“15년 전 온라인 명품 시장은 전체 명품시장의 1%도 안 되는 점유율이었다. 그 당시 명품을 온라인에 진열한다는 것은 브랜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시대가 바뀌고, 온라인 시대가 가속하면서 MZ세대를 포함해 온라인 명품 소비가 늘고 있다. 2017년 그 비중은 9%, 2019년에는 12%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온라인 명품 점유율은 25%까지 늘어났다. 전체적인 명품 소비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온라인 명품 시장에 한정하면 2배 이상 성장했다. 젊은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백화점에서 대우받으며 명품을 소비하기보다 실리를 찾고 있다.“
- MZ세대의 비중이 얼마나 되나
“트렌비의 경우, 17~23세가 전체 거래액의 15% 정도다. 24~33세는 30%를 차지하고 있다. 10대도 명품 소비가 많은 것을 보고 내부에서도 놀랐다.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해도 나이키 신발을 사서 자랑하던 시대였는데, 이제는 학생들의 수요도 변했다.
물론 MZ세대만 온라인에서 명품을 사는 것은 아니다. 55~65세도 15%를 비중이다. 트렌비는 전 연령대를 커버하고 있다. MZ세대가 의류, 신발에 집중한다면 그 외 세대는 가방, 지갑의 하이엔드 브랜드와 고가 명품을 구매하고 있다.“
- 백화점과 비교했을 때 명품 플랫폼의 장점은 무엇인가
“가격과 재고 문제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온라인에서는 백화점보다 15~2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해외 직구 상품도 15%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10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백화점에는 없는 제품이 온라인에는 대부분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일수록 희귀성 정책 때문에 재고가 부족하다. 그래야 명품 가치가 높아진다. 재고가 부족하니 가격도 쉽게 올린다. 명품시장은 재고와 가격의 불균형이 심한 특징이 있다. 오프라인에서 찾다 보면 이런 부분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신뢰도를 의심 받는 측면도 있지만, 자체 감정사와 정품을 걸러내는 자체 감정 운영 프로세스를 구축해 놨다. 온라인 플랫폼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다.“
- 명품을 구매하는데 가성비를 따지는 현상이 아이러니하다
“최상위 VIP만 즐기던 명품이 대중화된 영향 아니겠나. 자동차만 해도 부유해야만 벤츠를 타는 시대가 아니다. 대중적으로 명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집안 사정이 여유롭지 않아도 수백만원씩 들여서 해외 여행을 나갔지 않나. 절약할 때는 아껴 쓰고, 힘을 줘야 할 때 좋은 물건‧경험을 산다. 양극화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명품에 대한 소비가 대중으로 넘어오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수입차 비율이 높아지듯 명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제는 어중간한 소비를 줄이고, 아낄 곳에서 아낀 뒤 써야 할 때 한 번에 쓴다.”
- 타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트렌비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가방, 지갑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크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전 세계 명품 가격을 비교하고, 최저가를 스캔해 누구보다 빠르게 국내에 들여온다. 자체 물류센터를 가진 점도 경쟁력이다. 타 플랫폼에 비해 여성 고객이 많고, 나이대도 고르게 분포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향후 명품 플랫폼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나
“온라인 명품 시장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다양한 투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명품 시장도 작아지진 않을 거다. 명품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가열되고, 명품은 더 대중화되지 않을까. 그 과정에서 가품 논란, 재고 문제에 대한 경쟁력이 나뉠 수 있다. 재고 문제는 온라인 플랫폼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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